"EU, 러시아 원유 금수 곧 합의"..푸틴은 "경제 잘 돌아간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수일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추진했지만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지연돼 왔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독일의 로베르트 하벡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이 이날 “유럽이 수일 내로 (원유 금수 조치와 관련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수조치에 반대해온 헝가리가 (러시아산 원유를) 2년 혹은 1년 반 더 사들이겠다면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U는 지난달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5차 제재안을 내놓은 이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금지를 골자로 하는 6차 대러 제재안을 추진해왔다. 향후 6개월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여, 내년 1월부터는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EU 회원국인 헝가리는 자국 석유 수입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금수 조치를 2024년 말까지 연장해달라"며 반발해왔다. EU 국가들의 평균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전체 사용량의 27% 수준이다.
하벡 장관이 '헝가리의 참여 유예'를 조건으로, EU의 6차 대러 제재안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헝가리를 포함해 모든 국가가 예외를 생각을 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최대한의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며 “석유 금수, 러시아 은행 차단, 러시아와의 완전한 무역 중단을 포함해 러시아의 공격을 멈추기 위한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는 러시아와 1993년부터 유지해왔던 가스공급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등 서방의 대러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안나 모스크와 폴란드 환경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로부터 완전히 자립하겠다는 폴란드 정부의 결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계약 해지는) 러시아가 계약을 위반하고 폴란드에 대한 가스공급을 모두 중단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처”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도 러시아 진출 15년 만에 130개 매장의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스타벅스 측은 러시아 내 직원 약 2000명에게 6개월간 임금을 지급하고 이들이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이직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서방의 제재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서방 제재로 양국 모두 경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게 됐다”며 화답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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