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사먹기 무섭네..이미 30% 오른 삼겹살값, 또 심상찮다

정진호 2022. 5. 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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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최민수(32)씨는 부부 동반으로 지난주말 캠핑을 가면서 소고기 등심 900g과 돼지고기 삼겹살·등심 1.5㎏을 샀는데 12만원이 넘게 나왔다. 깻잎·버섯·소시지 등 부재료까지 포함하니 15만원을 훌쩍 넘겼다. 그는 "고기가 싸다는 곳을 갔는데 금방 10만원이 넘더라"며 “지난해에도 놀러 가면서 이 정도 산 것 같은데 들어가는 돈은 차이가 크다”고 토로했다.


30% 오른 삼겹살 가격


지난해부터 사룟값이 폭등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돼지·소·닭 등을 어릴 때 들여오는 이른바 가축비도 오르다 보니 소비자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이달 기준 삼겹살 100g당 가격은 3865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 2955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30.8%가 올랐다.
23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민 외식 메뉴이자 식탁에 자주 오르는 삼겹살 가격이 한 달 사이 20% 가까이 껑충 뛰었다. 뉴스1

같은 기간 돼지고기 목살은 2772원에서 3760원으로 35.6%가 비싸졌다. 돼지고기뿐 아니라 소고기·닭고기 등도 일제히 올랐다. 소고기 등심(1등급) 100g당 평균가격은 1만2355원에서 1만3855원이 됐다. 상승률은 12.1%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물가상승 기조를 고려해도 축산물 가격 오름세는 가파른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를 기록한 이후 지난 2월까지 3%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3월부터는 4%대로 올라섰다. 이와 비교하면 10%가 넘게 오른 축산물 소비자가격은 이례적 수준이다.


돼지·소·닭 사룟값 올랐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축산물생산비 조사 결과’에서 그 이유가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사료·가축비 등 축산물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축산물 생산비는 송아지·육우·육계·비육돈 등 통계를 집계하는 모든 축종에서 증가했다.

조류독감(AI) 확산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계란은 10개당 생산비가 1083원으로 전년보다 133원(14.1%) 증가했다. 육계(7.9%)·비육돈(7.9%)·송아지(7.6%) 등 주요 축산물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이 모두 크게 늘었다. 송아지 사료비가 전년 대비 10.8%, 육계 사료비가 7.5% 오르는 등 우유를 제외하곤 5% 이상 사료비가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 축종의 사료비가 오르면서 생산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곡물 가격 급등…추가 상승 온다


곡물 수입단가지수 동향 및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제는 올해 들어 곡물 가격 오름세가 더 빨라졌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밀 생산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곡물 가격은 2월부터 급등했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옥수수·콩 가격은 평년 같은 달 대비 각각 137.2·102.1·72% 올랐다. 밀과 옥수수 등은 가축용 사료에 쓰인다. 축산업계는 ‘곡물→사료→축산물’ 순서로 시차를 두고 가격 인상이 나타나는 만큼 축산물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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