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대신 휴양지서 일할래" 워케이션, 제주 말고도 뜨는 곳

최승표 2022. 5. 24.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유연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과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사무실을 벗어나 해변이나 산속에서 일을 하고, 업무가 끝나면 색다른 장소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워케이션의 매력이다. 사진은 제주 조천읍에 자리한 '오피스제주'의 사무 공간. 사진 마이리얼트립

"직장인으로 보낸 월요일 중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떴습니다. 바닷가를 산책하고 동굴을 탐험하며 하루를 시작하니 더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게 일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좋은 공기, 멋진 풍경을 만끽한 것도 좋았고요."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 경영커넥트실 황은진씨가 이달 강원도 동해에서 워케이션을 한 소감이다. 사무실을 벗어나 일을 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Work + Vacation)'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 유연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데다 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장려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달 초, 숙박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는 이용자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90.9%가 '워케이션을 경험하고 싶다'고 답했고, 79.7%가 '워케이션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적절한 워케이션 기간은 12.8일'로 조사됐다. 여기어때는 올 1분기, 2박 이상 연속 예약이 지난해 동기간보다 69% 늘었다고 밝혔다. 여행사 인터파크투어도 워케이션 상품 이용률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5월 강원도 워케이션 상품을 처음 선보여 8238박을 유치했다. 지난해 10~12월에는 약 1만1400박을 유치해 38% 성장세를 보였다.

지자체와 관광 기관도 워케이션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 상반기 11개 기업에 강원도 강릉, 경남 남해 등지에서 워케이션 차여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지자체와 지역 관광기관도 워케이션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관광공사는 티몬·휴넷 등 11개 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강원도 강릉, 경남 남해 등지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숙박, 체험비 등을 지원한다. 강원도관광재단은 여행 관련 기업과 제휴를 맺고 워케이션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야놀자도 강원도관광재단과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직원 240명에게 워케이션 기회를 제공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서울산업진흥원과 제휴를 맺고 올 하반기 근로자 750명을 워케이션으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 신현철 그룹장은 "최근 제주에서는 마을 공동체에서 숙소와 공유 오피스를 갖추고 워케이션 고객을 맞을 정도"라며 "지난 4월 서울에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IT 기업, 스타트업 관계자가 워케이션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워케이션 장소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제주가 단연 인기다. 이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온라인 여행사 마이리얼트립은 올해 3월 제주도 워케이션 전문 스타트업 '오피스'에 투자했다. 오피스는 2019년부터 제주 조천읍에서 숙소와 공유 오피스를 운영해온 회사다. 최근에는 빈방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김경범 홍보 담당은 "제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동해와 남해에 '워케이션 타운'을 만들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유럽으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지가 아니어도 집을 벗어나 호텔에 장기 투숙하며 워케이션을 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 1주 이상 호텔 장기 투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호텔에삶'은 지난해 1월 서비스 시작 후 매출 45억원 기록했다. 제주도나 부산 해변의 특급호텔도 있지만 서울, 수도권 호텔 장기 투숙자도 많단다. 호텔에삶을 운영하는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는 "요즘 젊은 직장인은 휴가지를 가지 않아도 환경이 쾌적하고 다양한 부대시설을 쓸 수 있는 호텔에서 원격 근무를 해보고 싶어 한다"며 "과거 콘도 리조트나 수련원을 복지 차원에서 제공했던 회사도 호텔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승표기자spchoi@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