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채용 청탁 의혹에 김은혜 "검찰이 문제 없다고 했다" 사과 거부
[곽우신 기자]
▲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김은혜 후보는 "검찰이 문제없다고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KT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해, 추천은 했지만 그게 청탁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청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해 온 건 거짓말 아니냐는 지적도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24일 늦은 오후부터 25일 새벽까지 진행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는 그야말로 '난타전'이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양강만 아니라 황순식 정의당 후보도 공방전에 적극 참여했고, '룰 브레이커'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막무가내였다. 가장 뜨거운 논쟁은 김은혜 후보의 KT 채용 청탁 관련이었다(관련 기사: KT 채용비리 판결문에 "추천자 김은혜 전무"... 1차 면접 불합격→합격 변경).
▲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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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김동연 후보는 준비한 판넬을 꺼내들면서 "거짓말한 적 없다고 하셨다. 김 후보께서는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그런 적 없다고 하셨는데, 하루가 안 되어서 공영 방송에 보도됐다"라고 관련 보도를 언급했다. 김 후보가 검찰 참고인 조사 당시 청탁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는 내용이다(관련 기사: 말 바꾼 김은혜..."KT채용청탁 관여 안해"→ "기준미달시 탈락시키라 해").
김은혜 후보 측은 추천한 남편 친척이 최종 불합격했다는 점도 채용 청탁이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김동연 후보는 "교통사고 안 났다고 음주운전 처벌 안 하느냐?"라고 꼬집으면서 추천한 인사의 인적성 검사 등수와 1차 면접 합격 여부가 뒤바뀐 일도 지적했다.
하지만 김은혜 후보는 "저는 청탁한 적이 없다"라며 "청탁을 할 때 '이 사람 능력 안 되면 떨어트리라'고 하는 청탁이 있느냐?"라고 맞섰다. "만약에 그런 (부정) 청탁이 있었다면 아마 (검찰) 수사가 저를 가만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당시는 민주당 정권이었고, 저는 전 정부에 있던 사람이었다. 검찰이 '문제없다'라고 결론을 냈다"라는 반박이었다.
김동연 후보는 "청와대 비서관을 하다가 KT 전무 자리 만들어 나간 것도 낙하산 색깔이 농후하다"라며 "청탁이 아니라 추천이라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하나금융지주에 있을 때 친구를 추천했다는 이유로 사퇴한 적이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최종합격에서 안 됐다고 했지만, 1차 (면접)에서 이 분 때문에 다른 떨어진 분이 계시다는 것"이라며 "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는 데 정면으로 배치된다. 청년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후보는 "인사 규정에 맞지 않으면 탈락시키라고 한 게 제 뜻이었다"라며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김동연 후보는 (채용에) 붙든 떨어지든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그렇게 기억이 잘 나시느냐?"라며 "검찰이 (나의 청탁은) 문제없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후보는 이어 "(김동연 후보가 과거) 택시 기사를 때린 거에 대해서는 검찰이 문제 있다고 해서 기소 유예하지 않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김 후보가 과거 택시기사를) 때리신 건 검찰이 문제 있다고 했다. 저는 탈탈 털어도 검찰이 문제없다고 했다"라며 "뭐가 적법이고 뭐가 불법이었느냐? 김동연 후보에게 그런 말이 나오는 건 섭섭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때린 택시기사님께 사과를 먼저 하라"라고 촉구했다.
▲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정의당 황순식 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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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김은혜 후보 역시 사과는 하지 않았다. 공방에 가세한 황순식 후보는 "액션이 분명히 있었던 거잖느냐. 그건 인정하는 것인가?"라고 이야기했다. 김 후보가 "부정 청탁이 있었다는 식으로 내게 말씀하셨는데"라고 기존 해명을 반복하려고 하자, 황 후보는 "부정 청탁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뭔가 액션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은혜 후보는 "액션을 했다"라면서 "인사 기준에 맞지 않으면 탈락시키라고 액션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보통 청년들이 취업하는 데 있어서 그런 이야기 자체가 나올 수 있는 청년이 얼마나 되겠느냐"라며, 해당 청탁이 부정이 아니더라도 "힘 있고 백 있는" 청년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 없는 청년들이 이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것,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셔야 하지 않느냐?"라고 사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저 자신에 대해서 더 엄격하겠다"라면서도 "누군가에 대해서 청탁을 했다고 사실을 호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사과를 끝내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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