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자문료만 350억 썼다" 아시아나와 결합 승인 총력전
‘350억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지난 3월까지 지출한 자문료다. 대한항공은 23일 설명자료를 내고 “해외 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문료까지 공개했다.
재계에선 구체적인 자문료까지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기업결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이날 설명자료를 내놓은 건 일각에서 제기된 합병 위기설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일부 언론은 “최근 중국 경쟁 당국이 한국-중국 노선에 대한 독과점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합병 위기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 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2021년 1월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보충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심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작업은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흐르고 있다. 터키·태국·대만·베트남에서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했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조건부로 결합을 승인했다.
진짜는 후반부다.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일본·중국 경쟁 당국이 기업 결합을 승인해야 인수 작업이 완료된다. 여기에 더해 임의 신고 국가인 영국과 호주에서도 기업 결합 승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전반적인 기업 결합 진행 상황도 일부 공개했다. “미국과 EU·영국·호주 경쟁 당국이 양사 결합 전과 유사한 경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경쟁당국 설득전략도 공개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승인을 위해서는 추가 자료 제출과 신규 항공사 제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심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국내·외 항공사를 (결합 후) 신규 항공사로 유치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이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해 협력관계가 없던 경쟁사에 신규 진입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과 유럽 등을 오가며 외국 항공사 최고경영진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수의 항공사가 신규 시장 진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머지않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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