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유럽 레이브파티서 성 접촉 통해 퍼진 듯"
발병지인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중동 등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은 최근 벨기에·스페인의 레이브파티에서 동성애자의 성적 접촉을 통해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23일(현지시간) AP 통신과 가디언 등은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략·기술 자문그룹 의장인 데이비드 헤이만 박사는 AP에 "원숭이두창은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며 "성적 접촉이 전염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광범위한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럽에서 열린 두 번의 레이브파티가 감염 확산을 설명하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또 올여름 모임·축제에 참여하는 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여름철에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사람을 통한 감염은 주로 옷이나 침대 시트에서 긴밀한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성적 접촉을 통한 감염은 기록되지 않았다. 헤이만 박사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주로 야생 설치류나 영장류와 같은 동물들에 의해 사람으로 감염됐으며,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했다. 증상으로 주로 얼굴이나 생식기에 발열·발진 형태로 나타난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영국·스페인·프랑스·스위스·미국·호주·이스라엘 등 15개 국가에서 9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특히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보건부 관계자는 최근 8만명의 참가자가 모인 카나리아 제도 동성애자 행사와 마드리드 '동성애자 사우나'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헤이만 박사는 최근 WHO 자문단 회의에서 원숭이두창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전염성이 강한 형태로 변이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은 동성애자의 성적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다루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이런 보도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사회적 오명을 키움으로써 증가하는 감염에 대한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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