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큼 쉽게 감염?" 15개국 확산 원숭이두창, 예방법은
아프리카에서만 주로 발견돼온 원숭이두창(monkeypox)이 북미와 유럽, 중동까지 세력을 넓히자 국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액 뿐 아니라 호흡기를 통한 비말 전파되는 특성을 지녀 코로나19만큼 위협적인 감염병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만큼 전파력이 높지 않고,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감염 예방효과나 중증화율 감소를 기대할 수 있어 팬데믹 정도의 유행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작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에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에서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동시에 동네 병ㆍ의원에서 조기 발견 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ㆍ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숭이두창, 아직 한국은 감염자 없어
23일 기준 원숭이두창 감염자 혹은 의심 환자가 발견된 국가는 15개국으로 총 120건 이상의 사례가 확인됐다. 아직 한국에서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유럽과 북미, 중동, 오세아니아까지 전 세계 곳곳에 사례가 퍼져 있다. WHO에선 서부 및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굳어졌던 원숭이두창이 다른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과 감염자 중 다수가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연구된 자료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사람 간 감염은 확진자의 병변이나 체액 접촉, 호흡기 비말 전파를 통해 이뤄진다.
전문가 “코로나보다 감염 경로 단순…팬데믹까지는 아닐 듯”
치명률의 경우 3~6% 정도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인 0.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프리카에서는 의료 체계가 워낙 열악해 치명률이 저렇게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으면 조기 발견할 수 있고, 수액이나 항염증제 같은 보조 요법이 사용될 수 있어 치명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원숭이두창에 확진되면 2주~ 4주간 증상이 지속되지만 대부분 자연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두 백신·치료제 활용할 수 있어
다만 질병청은 예방적으로 다수의 국민에게 천연두 백신을 접종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전파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소수의 확진자가 나오는 정도라면 격리하고 치료하는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방향이다.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만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을 선제적으로 국민에게 접종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물테러를 대비해 비축한 물량을 써도 되는지부터 시작해 효과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대상자를 어디까지 할 건지 구체적인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시 “마스크 착용 권고”…전문가 “조기발견 중요”
한편, 확산이 이어지자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은 앞다퉈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마스크 착용이 원숭이두창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누구든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후 발열이나 물집, 두드러기 등이 나게 되면 즉시 의사를 찾으라고 권고했다. WHO는 “1차 진료에서 발열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발진과 수포성 병변, 림프절병증을 나타내는 환자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라며 “의료진은 마스크와 장갑, 보안경을 입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교수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통한 조기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입국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데 잠복기가 3주 정도로 길다 보니 공항에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환자가 찾아왔을 때 동네 병ㆍ의원에서 발병 사실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방역당국에서 의료진에게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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