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테스트 끝났다, '에이스 프로젝트' 2단계 돌입

배영은 입력 2022. 5. 23. 11:14 수정 2022. 5. 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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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첫 2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화 이글스 수퍼 루키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수퍼 루키'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에이스 육성 프로젝트'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1이닝 제한 없이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2단계에 돌입한다.

문동주는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 중 최고 계약금(5억원)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최고 시속 156㎞ 강속구를 무리 없이 던지는 광속구 투수로 화제를 모았다. 개막을 앞두고 옆구리를 다쳐 지난 10일에야 프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LG 트윈스를 만나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특급 선수와 평범한 선수의 차이는 실패 이후의 회복력에서 갈린다. 문동주는 이후 5경기를 연속 무실점으로 막았다. 합계 5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내준 게 전부다. 처음에는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3경기 만에 불펜 필승조로 '신분 상승'했다. 지난 18일 삼성 라이온즈전과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2점 앞선 8회 셋업맨으로 등판했다. 두 번 모두 홀드를 따내 연패 탈출에 일조했다.

한화는 문동주를 차기 에이스로 확신한다. 그 청사진을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문동주의 1군 등록을 앞두고 "최근 부상을 겪은 선수라 몸을 확실하게 회복하고 프로 무대 경험을 쌓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불펜으로 출발하지만, 충분히 1군에 적응했다고 판단하면 예정했던 선발 프로그램을 더 빨리 가동할 수도 있다"고 했다.

프로 데뷔 첫 2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화 이글스 수퍼 루키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실제로 문동주의 첫 2주는 일종의 '테스트' 기간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주 동안 연투 없이 1이닝씩 던지게 한 뒤 결과가 좋으면 다음 스텝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성적은 'A+'다. 매 경기 꾸준하게 시속 150㎞ 중반대 직구를 던졌고, 구위와 구질은 점점 더 좋아졌다. 배운 지 두 달 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할 만큼 변화구 제구도 안정적이다. 54.00으로 출발했던 평균자책점은 6.35까지 내려갔다.

특히 20일과 22일 키움전에선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이정후를 두 차례 범타로 잡아냈다. 적장인 홍원기 키움 감독조차 "다른 팀 선수지만, 신체 조건부터 투구 내용까지 정말 좋아 보였다. 한국 야구의 미래가 될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을 정도다. 문동주의 투구를 현장에서 중계했던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도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재능을 가진 투수다. 국가대표 에이스가 될 재목"이라고 했다.

문동주는 24일부터 조금씩 투구 이닝을 늘려갈 계획이다. 휴식일을 충분히 보장 받으면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간다. 향후 선발 투수로 나서기 위한 준비 단계다. 빠르면 후반기부터 '선발 문동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한화 관계자는 "문동주가 꾸준히 1군 경기를 지켜보고 경험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문동주 자신도 "계속 1군에서 던지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화는 22일까지 14승 30패(승률 0.318)로 NC 다이노스와 공동 9위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최하위 팀이고, 올 시즌도 개막 전부터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희망이 있다. '2006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최고 신인'이라는 문동주의 존재다. 한화 팬들은 요즘 문동주의 투구를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문동주도 초고속 성장으로 그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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