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주'는 안 되고 박재범 '원소주'는 된다?..전통주, 온라인 판매 미스터리

나건웅 2022. 5. 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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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재범이 내놓은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가 흥행 열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통주 온라인 판매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GS25 제공)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주류 사업 진출에 때 아닌 ‘전통주 형평성 논란’이 뜨겁다. 이들이 내놓은 술이 일견 전통주가 아닌 것 같은 술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로 큰 수익을 거두면서 ‘모호한 전통주 기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수 박재범이 내놓은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 열풍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원소주는 온라인 판매 시작 26분 만에 6만병이 팔리는 등 온라인 판매로 이른바 ‘대박’이 났다.

원소주 대박의 이면에는 ‘전통주 온라인 판매 허용’이라는 제도가 자리한다. 현행법에서는 소주나 맥주 같은 일반 주류는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지만 전통주에 한해서는 허용한다. 전통주 산업을 육성·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온라인 판매 외에 세금 감면 같은 혜택도 있다.

원소주는 현행법상 ‘전통주’에 해당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법은 ①국가가 지정한 장인이 만든 술이거나 ②식품 명인이 만든 술 ③지역 농민이 해당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술만 전통주로 인정한다. 반면 전통 기법으로 술을 만들었거나 오래 전부터 전통주라고 속했더라도 해당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으레 전통주겠거니’ 여겨왔던 주류 역시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해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다. ‘백세주’ ‘화요’ ‘지평막걸리’, 전통 삼양주 제조법으로 만든 막걸리로 관심 받았던 백종원의 ‘백막걸리’ 등이 대표적이다. 오히려 미국인이 만든 증류식 소주로 화제를 모았던 ‘토끼소주’나 지역 농업 법인에서 만든 ‘와인’은 전통주로 인정받는다.

온라인 판매를 통한 원소주 흥행 열풍이 ‘전통주 보호’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낡은 주세법을 개정하고 주류 통신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은 전통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다는 ‘누가 어디서 만들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산업을 보호한다. 위스키, 와인, 진은 전통주로 인정받고 과거로부터 내려온 전통 제조 방식으로 만든 술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실정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전통주 관련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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