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자축한 '전참시' 지금보다 더 크게 달라져야 한다
[김상화 기자]
▲ 지난 21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 200회의 한 장면. |
ⓒ MBC |
MBC의 토요일 간판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가 21일 방송 200회를 맞아했다. 파일럿 방영을 거쳐 지난 2018년 3월 정규 편성된 이래 햇수로 5년째를 맞이한 <전참시>는 "매니저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들의 리얼 일상"이라는 주제 속에 다양한 연예인들과 매니저들의 이야기를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방송 첫해인 2018년엔 MC 이영자가 그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첫 '대상'을 수상할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해 <무한도전>의 폐지 속에 어려움을 겪었던 MBC 주말 예능의 부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승윤, 박성광을 비롯한 출연 연예인과 매니저들은 연일 화제의 중심에 등장할 만큼 <전첨시>등 등장 첫해부터 거침없는 인기 질주에 돌입한 바 있었다.
하지만 화려했던 시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프로그램 인기를 견인했던 출연진(매니저)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거나 때론 갑질 논란 등 잡음도 종종 빚어졌다. 그러는 동안 <전참시>는 편성 초기의 취지보단 흔하디 흔한 연예인 관찰 예능에 머물렀고 이전 같은 뜨거운 관심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재도약을 꿈꾸는 <전참시>에게 200회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 지난 21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 200회의 한 장면. |
ⓒ MBC |
이날 <전참시> 200회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스튜디오 참견인' 홍현희의 집들이 겸 베이비샤워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된 출연진들의 이야기로 그려졌다. 프로그램 초반의 인기를 견인했던 이영자-송성호 매니저와 동승하게 된 전현무는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면서 즐겁고 때론 난감했던 다양한 경험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실장으로 승진하면서 출연이 뜸해진 송 매니저는 이영자의 입을 통해 이제 본부장으로 승진한다는 소식을 전할 만큼 지난 4년여 사이 <전참시> 식구들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다양한 예능의 패널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던 홍현희는 어느새 예비 엄마로 출산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 매니저들과의 좋은 케미 뿐만 아니라 시매부 '천뚱' 임정수와 티키타카식 먹방으로 <전참시>에선 없어선 안 될 역할을 담당해줬다. 이 프로그램 출연 이후 평범한 직장인에서 깜짝 스타가 된 천뚱은 이후 구독자 75만 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로 이전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정도다.
또 다른 고정 출연자인 송은이는 컨텐츠 사업 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 업에도 뛰어 들면서 회사의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본인 뿐만 아니라 후배 개그우먼들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맡으며 어느새 사람들에겐 존경 받는 롤모델로 되었다, 이렇듯 <전참시>를 든든하게 지켜준 인물들은 지나온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1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 200회의 한 장면. |
ⓒ MBC |
2018~2019년 무렵 뜨거웠던 <전참시>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의 상징처렴 여겨졌던 이영자의 '먹방'이 점차 사라졌고 일부 매니저는 과도한 부담 속에 퇴사를 선택하기도 했다. 때론 과거 논란으로 인해 불명예 하차하는 인물도 종종 등장했다. 그로 인해 동반 출연 중이던 연예인도 부득이 <전참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인적 구성원의 변화가 빈번히 이뤄지는 과정 속에 프로그램의 재미, 활력은 점차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홍현희-남편-제이쓴-천뚱 등 색다른 조합의 인물들이 등장해 주목받긴 했지만 이것 만으로 예전 같은 프로그램의 인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신작 홍보를 위해 이곳을 찾아주긴 했지만 방송 출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반인 신분 매니저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 속 내용 보단 연예인의 일상 생활이 화면을 가득채웠고 기존 <나 혼자 산다>와 큰 차이 없는 구성이라는 지적도 등장했다.
▲ 지난 21일 방영된 MBC '전지적참견시점' 200회의 한 장면. |
ⓒ MBC |
프로그램의 정체된 분위기 탈피를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직접 매니저로 나선 '형돈이와 대준이' 데프콘을 비롯해서 송은이, 배우 김남길 등 연예인들이 몸소 현장에 뛰어 들면서 '역할 바꾸기'에 나서는 등 관찰 예능의 틀을 바꾸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뤄졌다.
시트콤을 방불케하는 형돈이와 대준이의 상황극 조성을 비롯해서 드라마 속 냉철한 캐릭터와는 대비되는 김남길의 허술한 매니저 업무 진행 등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시도들이 단발성에 머무는 경우가 잦았고 또 다시 제자리에 머무는 듯한 쳇바퀴 식 내용이 이어지다보니 꾸준한 시청 혹은 관심을 조성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모처럼 화면에 등장한 이영자, 송 매니저 등의 이야기를 통해 초심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전참시>에게 200회는 단순히 지나온 시간에 대한 축하로만 머물지 말아야 한다. 연예인+매니저들의 일상을 통한 엿보기와 간섭이라는 고유의 틀은 유지하면서 새로움이 뒷받침되어야 300회, 400회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현재에 안주하기 보단 더 큰 변화의 움직임이 지금의 <전참시>에겐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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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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