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김정은 만남, 진정성에 달렸다"..입장 변화? 대북 당근? [한·미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진정성'을 전제로 만날 의향이 있음을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기자로부터 '김정은을 만나는 데 전제조건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그가 얼마나 진정성 있고(sincere) 진지했는지(serious)에 달렸다"고 답했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월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외교적 접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 앉는 것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를 것이며, 그것은 그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답변을 놓고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 변화인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오갔다. 일부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조건을 달았지만 "진정성(sincere)"과 "진지한(serious)"이란 두 단어를 꺼낸 것만으로도 입장 변화로 읽힐 수 있다는 취지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선의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할 수 있으면 김 위원장과 회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태도라는 해석이다.
단 미국의 국내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외쳤던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식 '톱 다운' 방식의 전격적인 정상회담을 하기는 쉽지 않다.
또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여는 기자회견인 만큼 상대적으로 유연한 답변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미가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하고 연합훈련을 확대 강화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만큼 북한에 대한 '당근'일 수도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을 논의했으며, 백신 제공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이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란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직접 또는 한국 정부와 함께 북한을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최대한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북한이) 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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