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놀란 인류, 기술 융합으로 '철벽 방어' 꿈꾼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2. 5. 21.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대항하기 위한 신기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상 3년을 빼앗아 갔다. 덕분에 나타난 긍정적인 면이 한 가지 있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기술이 매우 발전했다는 것. 각종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개발됐는지 알아봤다.

◇'칙~' 코에 뿌려 바이러스 막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징을 마스크로 표현할 정도로, 마스크는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그러나 매번 차기엔 불편하기 짝이 없다. 투명마스크라면 어떨까? 코에 뿌려서 각종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막는 '바이러스 제거용 비강형 의료기기'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샐바시온은 스프레이로 비강섬유세포를 코팅하는 코박실V를 개발했다. 스프레이로 형성된 물리적 보호막은 바이러스가 생식, 복제, 증식을 못 하도록 한다.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 델타, 등 각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로타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도 99% 이상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폐, 목, 코 등 호흡기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비강스프레이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도 곧 시판 예정인 바이러스 제거용 비강 스프레이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기술 출자를 위해 창업한 기업인 디알나노가 세균·바이러스 제거 스프레이 '리노딜라이트'를 개발했고, 지난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판매 인증을 받았다. 코에 리노딜라이트를 뿌린 후 3~5분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쬐면 바이러스가 사멸한다. 이 제품 속에는 메틸렌블루 나노 입자가 들어있는데, 이 입자에 LED를 쏘면 활성산소가 나와 코점막 상피세포에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인다. 코점막도 촉촉하게 보호한다. 실제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황색포도상구균을 95% 사멸시킨 것으로 확인됐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증식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도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바이러스 감염병을 예방하는 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바이러스 확실히 잡는 환기 제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ICT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광열효과 기반 헤파필터./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러스까지 잡는 공기청정기, 환기장치 등도 시판될 예정이다. 지금 환기 제품들은 필터에 세균, 바이러스 등이 번식해 오히려 2차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ICT융합연구단이 세균과 바이러스를 99.9% 사멸시킬 수 있는 헤파필터를 개발했다. 실내 공기를 떠다니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은 물론, 필터에 쌓인 바이러스 등도 사멸해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광열효과를 이용했다. 광열효과는 금속 표면에 빛 에너지를 가하면 전자가 에너지를 얻어 활발해지는데, 이 전자가 금속 원자들과 충돌하며 열에너지가 생기는 걸 말한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 입자, 탄소 나노 튜브 등 광열 효과를 낼 수 있는 물질을 코팅해 헤파 필터를 제작했다. 이 필터에 가시광선 대역의 LED를 약 10~15초 안에 약 60도에 이르게 하면, 바이러스·세균 등이 죽는다. 실제로 연구팀이 이 필터에 H1N1pdm09 인플루엔자(2009년 전 세계에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뿌려, 빛을 10~15분 쫴줬더니 바이러스가 각 99.9%, 99% 이상 사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열 온도를 70도 이상으로 높이니 99.9% 이상 사멸됐다. 이 기술은 환기 시스템 전문 업체인 크린테크에 이전돼 올해 안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궁경부암, 소변으로 검사할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이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우리를 괴롭혀왔다. 특히 국내 여성 3명 중 1명은 감염됐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끔 우리 몸에 잠복해 있다가 자궁경부암, 질암 등을 유발한다. 이 암을 치료하려면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는 불가하고, 수술 등 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HPV 바이러스 정복의 핵심은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검진은 자궁경부세포를 직접 채취해 확인하는 세포 검사다.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20대 여성 검진율은 20%밖에 안 된다. 소변으로만 자궁경부암 진단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검진율이 올라가, 조기 진단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줄어들 것이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소변 검사만으로 최대 30분 만에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소변 한 방울(200㎕) 정도에 연구팀이 개발한 시료를 넣으면 된다. 자궁경부암이 검출되면 노란색 형광이 나타난다. 연구팀이 자궁경부암 환자 소변이 포함된 임상 시료 1700여 개로 확인한 결과, 이 개발법의 진단율은 90% 이상이었다. 이 기술은 특허출원도 완료됐다. 곧 일반 건강검진 진단 항목에 추가되거나, 진단 키트로 개발되는 등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