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학생 공부 잘한다는 설연고대 총장.."학종 홍보성 발언" [안선회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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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정시 확대가 사교육비 증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실증적으로 반박하는 연구를 해 온 안선회 중부대 교육학과 교수가 주인공입니다. 안 교수가 쓴 '겉으론 정시 확대, 실제론 무력화...'尹공약 거꾸로' 서울대 비밀'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
안선회 교수는 서울대의 2023학년도 학생 선발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름은 정시인데 수시처럼 내신과 학생부를 포함해, 결국 대학이 정성평가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정시 무력화’라는 겁니다.
안 교수는 “정시로 위장한 이런 입학사정관 전형(수시)이 다른 주요 대학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며 “숙명여고 시험 부정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입시 비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발각되지 않은 수시 관련 비리와 부정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윤석열 정부는 정시 확대와 전형 단순화 공약을 이행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독자들은 수시파와 정시파로 의견이 갈렸지만 절충안을 내놓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정시·수시 프레임에 갇히기보다 문·이과 통합, 4차 산업혁명 교육 등 시대에 맞게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거나“공교육의 질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안 교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Q : 조국 같이 교활한 놈들이 이익을 못 보게 하려면 정시밖에는 길이 없다. 정시만으로 선발했다면 조국 딸은 4년제 대학도 못 갔을 가능성이 크다.(cine***)
A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사례는 전체 수험생으로 본다면 일부죠. 실제로 (그런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다 이렇게 드러나진 않았을 것 아니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불공정하다, 불합리하다, (수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다.
Q : 정시 확대는 사교육 과열로 이어져 필연적으로 또 다른 불공정 문제로 이어질 것이 뻔합니다. 재수를 경험했던 입장으로서 일 년에 3500만원이 넘는 돈이 드는데, 이를 모든 수험생이 경험할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psjp***)
많은 사람이 수능(정시) 비율이 늘면 사교육비도 증가할 거라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정시가 줄고 수시가 계속 증가하기 시작했거든요. 특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활성화하면서 사교육비는 더욱더 크게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수능에 사교육비를 들이는 건 선택의 문제입니다. 재수를 한다고 꼭 큰 비용이 들어가는 기숙 학원에 가는 건 아닙니다. EBS 수능강좌 등 저렴한 수능 사이트도 많아요. 그러니까 수능엔 오히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준비할 기회가 열려있는 겁니다.
Q : 대학 입시 공정성 논란에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주관적 평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교수, 입학사정관, 고교 교사의 영향력으로 대입이 결정되는 것은 염려스럽습니다. 수시의 학생부 교과 전형에 서류 평가를 도입한 학종은 더욱 철저히 관리돼야 할 것입니다. (h191***)
이 댓글이 가장 핵심 포인트입니다. 학종을 비롯한 서류 정성평가는 학생,학부모, 교사를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합니다. 계속 부정의 유혹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노력과 성취에 따라 대입 당락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교사가 어떻게 생활기록부를 써 주느냐, 그다음에 교수가 어떻게 이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거잖아요. 서류를 부풀려서 써주는 교사는 좋은 교사고 객관적으로 공정한 기록을 강조하는 교사는 (대다수) 아이에게 피해를 주는 꼴이 되니, 서로 부정을 부풀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이렇게 자유롭지 못하고,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는 겁니다.
Q : 설연고대 총장들과 대담한 중앙일보 칼럼을 보면 세 총장 다 수시 입학생들이 공부 잘한다고 수시가 좋다 했는데... 정시생이 공부 잘할 거라는 건 착각인듯.(wonj***)
A : 학종(수시)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홍보성 발언입니다. 사실 왜곡이에요. 대입 전형 종류에 따라 재학생 성적을 분석한 논문이 많은데 종합해보면 입학사정관제와 학종으로 들어온 학생들 성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Q : 수시 전형은 줄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수시 위주로 대입을 준비합니다. 관심사에 맞춰 원하는 활동을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 정시로 들어온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모르겠다며 고민합니다. 수능만을 위해 공부했기에 목표를 달성한 지금, 다른 목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flor***)
A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입학사정관제를 비판하니까 무조건 정시만 하자는 거로 많이들 착각하시는데, 아닙니다. 수시는 그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지역균형선발 효과를 통해 고교 서열화를 완화할 수 있죠. 다만 자신의 진로에 맞는 대학 학과를 준비하는 건 학종이 아니라 학생부 교과(내신 위주 선발)로도 가능합니다.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교과목 성적을 반영하면 진로에 맞는 학생 선발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의대를 진학할 때 영어와 수학 중 뭐가 더 중요할까요? 영어입니다. 외국 서적을 읽어야 하니까요.
Q : 대입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합니다. 때문에 수시의 비중을 어느정도 유지해야 하지만 정시의 비중도 과반을 넘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leig***)
A : 아주 좋은 대안입니다. 수능 전형은 50% 이상, 학종은 30%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정성을 위해서는 수능 전형이 가장 맞다고 보는데, 공평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나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전형. 이 경우에는 학종(수시)이 좋다는 겁니다. 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형은 지금보다 두 배 정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대입이 부모의 부를 대물림하는 시스템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안선회의 원 픽(PICK)
「 어떤 전형을 확대할지 말지를 논하기에 앞서 공교육의 질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수시를 늘리는 것이 ‘공교육 정상화’가 아니고, 정시를 늘리는 것이 ‘공교육의 주적’이 아님을 제대로 마주해 근본적인 문제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yuje***)
공교육의 질이 근본적인 문제예요. 제가 대입제도 개선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끝난다고 한다면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더라도 학생들 사이에 등급만 나눠주고 기록만 부풀려주면 끝인 겁니다. 이 경우 공교육의 질이 향상됐는지, 안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도입한다거나 정시 수능 전형을 일정 비율 요구함으로써 이러한 학교 밖의 평가를 통해 학교 안의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신호를 주는 겁니다.
」
안선회 중부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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