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입양아·트랜스젠더..두 아티스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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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시편 27편 10절에 기록된 이 문장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가 마련한 베이비박스 위에 새겨져있다.
두 작가는 젠더와 성 역할, 인종에 대한 이분법적 정의,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기록 방식, 가부장적 권위 등을 해체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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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까지 동숭동 아르코미술관
성 역할·인종 편견·권위 등 해체 표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
성경 시편 27편 10절에 기록된 이 문장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가 마련한 베이비박스 위에 새겨져있다.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OECD 저출산 1위를 기록한 대한민국은 동시에 ISS(international Social Service) 통계 해외입양 3위 국가다. 정부는 현실로 다가온 ‘인구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전년도(27만2300명)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줄어드는 출산율 속 해외 입양된 한국 아동 숫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자신이 ‘납치 입양’됐다는 아티스트의 고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미술관은 7월 17일까지 기획초대전 ‘올 어바웃 러브: 곽영준&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를 개최한다.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는 유아기 때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성장과정에서 남과 다른 피부색과 고국인 대한민국에 대한 궁금증을 품었던 작가는 친모를 찾기 위해 자신의 입양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납치 입양’의 현실을 마주한다.
다른 인종 간 이뤄지는 국제 입양 이면의 제국주의적 관습에 주목한 작가는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켜야 했던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왜 입양 국가는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 모국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지 못했는지”를 되묻는다.
국제 입양에서 출발한 그의 고민은 이민자·난민·성소수자 등 사회의 주변부에서 마주친 이웃과 교감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 작업을 통해 인권을 무시한 폭력적인 국제 입양 과정 속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영적 수행을 이어나간다.
함께 초대된 곽영준 작가는 미국으로 이민한 한인 2세 트랜스젠더로 이성애 중심사회의 가부장적 시선에 자신의 존재를 통한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그는 조각과 영상작업으로 타자화된 폭력성에 퀴어적인 몸짓으로 대담하게 응수한다. 작가는 작품에서 신체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 의해 정의될 수 없으며,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통념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정치적 공간임을 표현한다.
작가는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작가의 상상은 젠더, 인종의 차이와 다름, 나아가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소외된 신체를 포용하는 의식의 확장과 예술적 실천으로 내려앉는다.
두 작가는 젠더와 성 역할, 인종에 대한 이분법적 정의,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기록 방식, 가부장적 권위 등을 해체해나간다. 아울러 작품을 통해 차별과 폭력에 맞서 공감과 연대에 기반한 공동체적 사랑과 상처를 치유하는 예술적 실천을 증명한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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