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부터 찾는 바이든..통 큰 화답한 현대차
[한국경제TV 김민수 기자]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늘 방한합니다.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여러 의제 뿐 아니아 파격적인 경제 행보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산업부 김민수 기자와 관련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첫 행선지가 삼성전자라고 하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나요?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미국 대통령이 외교 순방 첫 일정으로 한 기업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보여주고자 하는 분명한 메세지가 있는 것이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지 보여주겠다는 뜻이죠.
지금 미국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첨단 제조업에서만큼은 중국에 뺏긴 글로벌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이 노리는 첨단 제조업의 중심이 바로 반도체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모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기업이죠.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의 여러 반도체 생산기지 중 평택 캠퍼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평택 캠퍼스는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입니다. 축구장 400개 크기라고 하니 감이 안오죠.
특히 최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공정이 있는 곳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에게 차세대 GAA 방식으로 생산되는 3나노 반도체 시제품을 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상반기 중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가는건데, 파운드리 최강자인 대만 TSMC를 앞서는 상징적인 사건이죠. TSMC는 하반기에나 3나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데, 방식 역시 기존 핀펫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이재용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파운드리에서도 기술력, 특히 최첨단 공정은 우리가 최고다라는 걸 보여주는 셈이죠.
이를 두고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한 가운데 선 삼성전자의 위상과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미국이 이번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4국 동맹이죠. 미국과 우리나라, 일본, 대만으로 구성된 이른바 `칩4 동맹` 구축을 압박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우리 기업들의 셈법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중국 시장 매출이 상당히 크고, 현지 생산공장도 있는 만큼 중국을 자극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있습니다.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외치는 중국과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나선 미국 사이에 한국과 일본, 대만이 있는 건데, 우리를 제외한 일본과 대만은 공식적으로 미국 손을 잡았거든요.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첫 행선지로 선택한 이면에는 한국도 이제 선택을 하라는 압박이 깔려 있는 것이죠.
일단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간 반도체 기술동맹은 한층 강화될 겁니다.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하죠.
이를 고려해 일단 이번 회담에서는 `칩4 동맹`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 역시 중국을 배제하는 건 아니라며 과민 반응이라는 공식적인 답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미국이 얼마나 더 큰 혜택을 줄 것인가를 따져봐야 하겠죠. 미국 역시 관련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앵커>
다음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루게 될 의제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자 여러분들도 많이 궁금하실텐데요.
<기자>
시작은 역시 반도체입니다. 현재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최강 기술을 가지고 있고,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죠.
일단 양국 정상이 서로 협력하고 시장을 확대해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논의를 구체화하지 않을까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기대할 만한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원전기술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겁니다. 공동선언문에 담길 예정인데요.
두 나라가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뿐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술 동맹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전기차와 배터리 동맹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이구요.
이밖에도 미국이 강한 인공지능, 양자기술, 우주 개발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이 핵심적인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오늘 현대차도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조지자주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하죠?
<기자>
현대차는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시간으로 오늘 밤이 되겠죠.
미국 조지아주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20일 경제개발 관련 중대 발표를 한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투자계획을 밝히고 전기차 공장부지를 물색해 왔는데 이번에 조지아주로 최종 낙점한 겁니다.
조지아주에 이미 기아 생산공장이 있고 SK온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에 나서고 있어, 미국 한 가운데 `K-전기차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현대차 앨라마바 공장도 가깝습니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내연기관 시대에는 마이너였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메이저로 도약하겠다는 현대차의 첫 걸음이 시작됐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미국 백악관에서 공식 발표한 내용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2일 출국 전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따로 만나 이번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공식 행사나 투자 협약식이나 아니라 별도로 해외 기업인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우리 기업들의 위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민수 기자 ms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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