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첨단약.. '트레이드 오프' 해결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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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첨단 의약품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화가 연이어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급여화를 마친 백혈병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와 같은 조건이 붙은 데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후속 절차 역시 급여 보장 수준에 대한 논의인 만큼 급여화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희귀·중증질환의 건보 적용을 약속한 만큼 고가 치료제의 급여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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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부담 증가 논란
제약사들 다른 약가 인하 '트레이드 오프'
오리지널약 < 제네릭 '약가 역전' 가능성
국내 복제약 업계 부담 커져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초고가 첨단 의약품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화가 연이어 이뤄질 전망이다. ‘원샷’ 치료제로 불릴 만큼 탁월한 효능을 자랑하지만 가격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해 건보 재정 부담을 늘린다는 논란도 뒤따른다. 제약사들은 반대급부로 다른 약 가격을 인하하는 등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최근 노바티스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에 대해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는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비록 요양급여 사전 승인과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 및 총액제한 적용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급여화를 위한 7분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이미 급여화를 마친 백혈병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와 같은 조건이 붙은 데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후속 절차 역시 급여 보장 수준에 대한 논의인 만큼 급여화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다만 약가협상을 둘러싸고는 정부와 노바티스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졸겐스마의 약값은 킴리아의 3억6000만원보다 훨씬 높은 25억원대로 알려졌다. 약가협상은 60일 이내에 마쳐야 하지만 앞서 킴리아의 경우 협상이 한때 중지되는 등 시일이 더 걸렸다. 올해 3분기 내에 급여 등재가 이뤄져야 하지만 가격을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4분기가 돼서야 등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희귀·중증질환의 건보 적용을 약속한 만큼 고가 치료제의 급여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킴리아, 졸겐스마 외에도 아밀로이드 심근병증 치료제 ‘빈다맥스’(연간 2억원), 신경섬유종증 치료제 ‘코셀루고’(연간 2억원), 유전성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티나’(10억원) 등이 급여화를 노리고 있다. 모두 수억원대의 고가 치료제다. 특히 빈다맥스와 코셀루고는 약평위 통과에 실패했지만 다시 심의에 도전한다.
고가 치료제가 급여화될 경우 건보 재정 부담은 커진다. 정부는 올해만 건보에 10조원 넘게 지원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레이드 오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가 신약을 급여에 포함시키는 대신 기존 약들의 약가를 대폭 인하하는 방식이다.
최근 한국MSD는 ‘자누비아’ ‘테모달’ 등의 약가를 최대 77%까지 인하했다. 한국MSD는 인하 조치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급여 범위를 넓히기 위한 트레이드 오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약가제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모델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계 제약사의 트레이드 오프 전략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 제네릭(복제약) 업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급격한 인하가 이뤄질 경우 오리지널약이 제네릭보다 약가가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고, 아직 특허가 만료되지도 않은 약이라면 이후 출시된 제네릭의 약가 역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가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트레이드 오프 제도가 필요할 수는 있다"면서도 "경쟁자를 고사시키는 전략이 될 수도 있는 만큼 특허만료 의약품에 한해 약가를 낮추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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