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의 책담] 5000억 슈퍼리치 금수저였냐고? 멘땅의 헤딩 개천용이다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수저론이라는 게 있다. 부모에게 대물림 받은 부의 정도에 따라 삶이 금·은·동·흙수저로 구분되어 진다는 것이 요지다. 노력해도 부의 사다리를 오르기 어렵다는 탄식의 도식이지만, 때로는 성과 없는 노력을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의 핑계무덤이 되기도 한다. 더 이상 자수성가는 없다는, 노력해도 결과는 뻔하다는 지레짐작.
하지만 어디나 예외는 있는 법. 켈리델리 그룹의 켈리 최 회장(54)은 꼭 그런 사람이다. 소녀공으로 주경야독할 정도로 어려운 삶을 영위했지만, 혈혈단신으로 프랑스로 건너가 스시 사업을 벌여 대성공을 거뒀다. 한때 광고업 실패로 10억원의 빚을 지기도 했지만, 비슷한 배경과 실패를 딛고 성공한 1000명의 부자를 연구해 지금은 5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이뤘다. 켈리델리가 진출한 국가만 17개국에 달한다.
운이 좋았다고, 어쩌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켈리 최 회장은 단호히 말한다. 누구나 도식만 알면 흙수저를 극복하고 성공인의 반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이다. 성공 노하우를 담은 저서 ‘웰씽킹’으로 부의 나눔에 힘쓰는 그를 지난 18일 서면으로 만났다.
-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현재 유럽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웰씽킹’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유튜브 촬영을 하고, 강연을 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가장 많이 시간을 쏟고 있다. ‘켈리델리’는 전문경영인을 두고 있고 저는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분야가 관심 분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항목을 말해줘도 좋다.
“공헌이다.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 ‘웰씽킹’을 알리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사실 저에게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시간이 곧 돈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맡는 가장 큰 역할중 하나는 나를 통해 후대의 학습과 발전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또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이 있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에게 집을 내준다거나, 보살피는 데에도 시간을 쓰고 있다. 그리고 저희 엄마가 올해 구순이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저희 형제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돕는데도 시간과 돈을 쓰고 있다.”
- 웰씽킹이 주목받고 있다. 간략히 핵심을 소개하자면 어떤 개념인가.
“웰씽킹은 Wealth 와 Thinking의 합성어인 WealThinking, 즉 ‘부의 생각’ 이다. 저는 저와 비슷한 백그라운드에서 크게 대성한 사람들을 연구했고, 하나씩 따라하며 완전히 체득했다. 그리고 저만의 방법으로 업그레이드해 매일 실천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으로부터,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를 제대로 내리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책에 담았다. 사람들은 흔히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며 쉽게 포기한다. 하지만 결과물이 산출된 뿌리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포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 모든 사람이 본인과 같은 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성공 방식을 ‘제대로’ 알고 따라하면 누구나 부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본래 디자이너를 꿈꿨다.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아는데, 아쉬움은 없나.
“패션디자이너로도 일하다가, 광고업에서도 일하다가, 막판에 초밥 도시락을 팔았다. 그때 한국나이로 마흔 둘이었는데, 5년 몰입해서 업계에서 최고가 됐다. 초밥 도시락 사업에도 예전에 패션공부 했던 것들이 다 녹아들었다. 제가 만들었던 초밥은 색깔이 아주 조화로웠다. 도시락 하나하나에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진로를 바꿨다고 해서 그 모든 경험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불어와 영어에 서툴다고 들었다. 언어가 서툴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언어가 어눌하지만, 말보다 나누려는 마음, 그러니까 큰 비전을 제시한다. 언어보다는 진심과 태도에서 상대의 마음이 움직이고 설득이 되는 것 같다. 전 세계 17개국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진심, 태도에서 설득이 되고 그것들이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사업에서 '말'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때가 많다. 말은 30% 태도나 표정이 70% 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연사들은 연사의 말보다도, 그 연사의 태도, 제스처, 표정에서 굉장히 많이 설득이 된다.”
- 해외진출 성공 비결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요식업계 사업가들로부터 해외진출에 대한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에는 자국 시장에서 준비할 때보다 훨씬 많은 조사와 공부가 필요하다. 그 나라의 국민소득, 고용조건, 세금 등의 법적인 부분과 그 나라의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 또한 반드시 현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각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와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해외진출은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업가가 세계시장을 겨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식당 하나를 운영하는 것도 사업이고, 그것 역시 훌륭한 꿈이다. 먼저 현재 머물고 있는 나라에서 작게 시작해 성공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 사람을 보는 능력이 중요한데, 같이 일할 사람, 파트너를 택할 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같이 일할 파트너 및 멘토는 ‘전문가중의 전문가, 최고 중의 최고여야 한다’는 심플한 기준이 있다. 나만의 원칙, 기준에서 봤을 때 최고인 사람만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빈털터리였던 저도 최고의 초밥장인 야마모토 선생을 설득했고, 파트너가 됐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최고중의 최고와 함께 파트너로 일을 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 한국 청년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 청년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많은 청년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서 마냥 기다리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반면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실제로 면접에서도 굉장히 더 당당하고, 실행력이 있는 것을 봤다. 요즘 늦은 나이까지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많은 준비들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직업을 통해 작게 시작해 점점 실행력을 늘려 가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3개월~3년까지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만 하는 분들이 있다. 저 같은 경우는 일단은 걸으면서 어떤 운동을 할지 생각한다. 일단 움직이면 그것이 운동인데 어떤 운동을 할지 정하는데 3개월이 걸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돈을 조금씩이라도 벌면서 돈 벌 방법을 고민해야 돈을 잘 벌 확률도 높아진다. 빨리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면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끈기 있게 해보길 바란다. 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라면 어떤 분야를 가더라도 잘할 수 있을 확률이 높다.”
- 부의 목표를 이뤘다. 남은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남은 인생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요즘 꿈은 부의 생각 ‘웰씽킹’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다. 추후에 ‘웰씽킹’ 영문판도 나올 것 같다. 또한 ‘한식’의 세계화도 꿈꾸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위해서 다양하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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