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4명 만이 걸어온 150승의 길, 양현종은 동료들의 부담감을 먼저 헤아렸다

박윤서 기자 2022. 5.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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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가는 경기마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어서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KBO리그 역대 4명(송진우 210승, 정민철 161승, 이강철 152승, 양현종 150승)의 선수만이 달성한 진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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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사직, 박윤서 기자) "최근 나가는 경기마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어서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19일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위대한 대기록이 나왔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개인 통산 150승 금자탑을 쌓았다. KBO리그 역대 4명(송진우 210승, 정민철 161승, 이강철 152승, 양현종 150승)의 선수만이 달성한 진귀한 기록이다. 2007년 한화 정민철의 뒤를 이어 150승을 달성하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렸다. 양현종은 34세 2개월 18일의 나이로 정민철이 보유한 35세 2개월 27일을 넘어서며 최연소 150승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도 했다.

양현종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이뤄낸 업적이다. 경기가 끝난 뒤 양현종은 "150승 타이틀이 걸려 있을 때부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나를 비롯해 야수들, 막아야 하는 투수들도 부담감을 느끼는 게 보였다"면서 "투구수가 많이 적어서 불펜 투수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싶었다. 다행히 상대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왔고 거기에 맞춰 볼 배합을 잘해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150승 도전. 팀원들이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양현종은 동료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는 "내가 경기에 나가면 야수들이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최근 나가는 경기마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어서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이 경기 이후로 선수들이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다. 나도 다음부터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150번째 승리를 수확한 양현종은 이강철 KT 감독과 함께 타이거즈 역대 최다승 공동 1위에 자리하게 되었다. 여기에 통산 152승을 보유한 이 감독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앞서 양현종은 타이거즈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 감독을 넘어선 바 있다. 양현종과 이 감독은 인연이 깊다. 이 감독은 양현종의 데뷔 시즌이었던 2007년부터 6시즌 동안 KIA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양현종은 이 감독의 가르침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양현종은 "기록들이 내 것으로 바뀌어도 감독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 다른 선수가 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것을 감독님이 더 좋아실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팀에서 코치님으로 계셨을 때 배우면서 자랐다. 감독님이 많이 뿌듯해하실 것 같다. 바꿔야한다(웃음)"라며 미소를 보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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