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만큼 중요한 돈을 대하는 태도

김혜영 2022. 5. 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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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얀 작가의 '돈독한 트레이닝'

[김혜영 기자]

올해 초, 김얀 작가의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 책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돈독한 트레이닝>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오늘부터 돈독하게>가 연소득 480만 원을 월소득으로 바꾼 작가의 여정을 담았다면 <돈독한 트레이닝>에서는 월소득 1000만 원을 이뤄낸 작가의 더 업그레이드된 트레이닝법이 담긴 책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법만 알려주는 책이라면 읽다가 그만뒀을 것이고 크게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부터 돈독하게>가 좋았던 이유는 작가님이 가진 돈에 대한 태도에 무척 공감이 갔고 배울 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돈은 어디까지나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그리고 돈을 버는 방법은 무수히 많으니 성실하게 그 방법을 찾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 월급이라는 고정수입의 가치는 정말 크다는 것, 무엇보다 돈을 모으는 기본 중의 기본은 절약이라는 것!
 
 돈독한 트레이닝, 김얀 지음.
ⓒ 미디어창비
 
<돈독한 트레이닝>에서도 역시나 작가님의 돈을 대하는 작가님의 현명한 태도가 잘 담겨 있었다. <오늘부터 돈독하게>에서는 치과에서 일하며 에어비엔비, 글쓰기 등으로 부수입을 늘려가는 작가의 여정이 담겨 있었는데 <돈독한 트레이닝>에서는 드디어 퇴사를 하고도 기존의 수입을 유지하며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그중에서도 주식과 코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는 주식을 단타로 하는 것은 도박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왔고 코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작가님의 글 덕에 그런 편견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자신이 보기에 괜찮은 기업이 아니라면 주식도 사지 않겠다는 작가님의 투자원칙, 주식과 코인이 위험성이 큰 만큼 수익을 낼 확률도 높은 분야라 그만큼의 준비와 각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짚어주는 부분 등이 좋았다.

주식과 코인으로 수익을 내기위해 노력하는 이들 중엔 분명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로 공부하며 경제의 흐름을 살피는 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코인은 여전히 싫고(얼마 전 일어난 루나코인 사태는 나의 이런 인식에 쐐기를 박아주었다) 주식도 단타는 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좋아하는 기업의 주식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사서 오래 가지고 있고 싶다고 늘 생각해 왔다. 언젠가 내가 주식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해야겠다는 팁도 많이 얻었다.

가장 좋았던 챕터는 <돈의 맛 :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의 무게>였다. 전형적인 한국 가부장의 모습으로 작가의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나 또한 돈 문제로 힘들게 한 아버지가 있어서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가족들을 힘들게 하다가 늦게 시작한 택시기사 일을 통해 지폐 한 장의 가치를 알게 된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이 돈 공부를 하며 점차 변해온 모습과 닮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작가, 그리고 작가의 책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모습대로 살지 않는다며 딸을 무시하던 아버지에서 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아버지가 된 모습에 뭉클해졌다. "미움도 고통도 다 건너온"(99p) 그 여정의 중심에는 돈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가 있었고,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어준 연결고리가 되었다.

3장에 등장하는 작가의 돈친구들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었다. 돈 버는 방법은 이토록 다양하고, 돈을 번다는 행위가 자신을 책임지고 현실 감각을 일깨우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임을 새삼 실감했다. 그 모든 인터뷰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삶을 살 때 행복해지는지를 먼저 잘 알아야 한다는 거다. 또한 일상의 소박한 기쁨을 놓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돈을 벌고 자산을 운영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와 가치를 꾸준히 추구하되 두 발은 땅에 단단히 붙이고 살아가는 삶, 그 균형을 꿈꾼다. 많은 빚을 남기고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 덕에 나는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경제적 능력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돈이 부족하면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불편해지는지 잘 알지만 동시에 돈이란 바닷물과 같아서 결코 내 근원적인 갈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돈 이야기가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돈독한 트레이닝>은 그래서 의미 있는 책이다. 이렇게만 하면 부자가 된다고 사람들을 낚는 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현실감각을 일깨워주고 돈과 어떻게 하면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돈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김얀 작가는 돈을 사랑하지만 그보다 자신의 인생을 더 사랑한다고 느꼈다. 돈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이 어디까지인지를 인식하며 적절한 거리두기를 통해 현명하게 벌고 쓰는 법을 늘 배우고 그것을 나누는 사람이었다. 에필로그의 제목처럼 모든 운은 사람에게서 온다는 것을 아는 김얀 작가의 성실함과 도전 정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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