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경매시장..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105% "늦기 전에 낙찰받자"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매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빌라, 오피스텔 경매지표도 반등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05.1%로 3월(96.3%)보다 8.8%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119.9%까지 치솟을 정도로 호황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 전세가격이 동반 급등하면서 경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11월 낙찰가율이 107.9%로 떨어진 뒤 올 3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오금동 쌍용스윗닷홈 전용 143㎡은 경매시장에서 감정가(10억3000만 원)의 141%인 14억5200만 원에 낙찰됐다. 1년여 전인 지난해 3월 실거래가격(15억4000만 원)보다도 1억 원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이 물건 경매에만 11명이 참여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단지 전용 51㎡도 최근 12억251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9억3200만 원)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응찰자 수만 18명으로 인기를 끌었다. 같은 평형 실거래가는 12억4500만 원으로 낙찰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 경매시장에도 온기가 돈다. 지난 4월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3월보다 2.8%포인트 오른 93%로 집계됐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7.9%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낙찰율(경매 물건 중 낙찰된 물건 비율)도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30%대로 올라섰다.
빌라 경매 열기가 과열되다보니 감정가의 2배를 웃도는 가격이 낙찰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남영빌라 48㎡는 최근 3억3001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1억6800만 원인 이 물건을 두고 무려 25명이 낙찰 경쟁을 벌였다. 낙찰가율은 196.4%에 달했다.
양천구 신월동의 다세대주택에는 10명이 몰리면서 감정가 3억1200만 원의 33.8%인 4억1750만 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로 재개발, 재건축 호재가 있는 곳이 경매 응찰자수가 많고 낙찰가율도 높았다”고 진단했다.
오피스텔 경매 낙찰가율도 올해 1월 95%에서 2월 91.4%로 떨어졌다가 3월 91.9%로 소폭 반등했다. 4월 들어서는 100.7%로 오름 폭이 커졌다. 관악구 봉천동 해주타워 오피스텔 전용 22㎡는 감정가(1억1900만 원)보다 20% 높은 1억4281만 원에 낙찰됐다.
부동산 경매 시장이 살아난 것은 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로 매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보통 경매시장 흐름은 매매시장의 선행 지표라는 분석이 많다. 아파트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 경매 낙찰가율부터 높아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1412건(28일 기준)으로 3월(809건) 대비 74% 증가했다. 빌라 거래건수도 3월 기준 3040건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3000건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서울 경매시장이 당분간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로 이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었다. 대출 부담이 큰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경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경민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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