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자전거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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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자전거가 생겼다.
버스와 지하철로만 이동하던 대중교통 생활자에게 자전거는 새로운 이동수단 이상을 의미했다.
그래서 일부러 동네 골목을 에둘러 가고,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동네에 자전거 생활자가 많다는 것,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크고 두꺼운 바퀴가 달린 팻바이크가 인기라는 것, 휠체어와 유아차 전동킥보드 같은 다양한 이동수단이 골목을 오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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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자전거가 생겼다. 버스와 지하철로만 이동하던 대중교통 생활자에게 자전거는 새로운 이동수단 이상을 의미했다. 운동하러 갈 때, 작업실에 갈 때, 시장에 장보러 갈 때 외출하는 것이 즐거웠다. 헬멧을 쓰고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는 기분이 좋기도 하고 조금은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동네 골목을 에둘러 가고,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운 것은 중학교 때였지만 빌린 자전거로 몇 번 균형을 잡았던 것이 전부였다. 성인이 된 후로 시도해본 적이 있지만 가파른 언덕이 많았던 동네에서 실력을 쌓기란 쉽지 않았다. 옆에 사람이 지나가면 놀라서 휘청거렸고, 내리막길이 무서워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니 다시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자전거에 말 그대로 탈 줄만 알았지, 안정적으로 바퀴를 구르면서 주변을 살펴볼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몇 년 전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온 후에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공유 자전거 정기권을 끊고 구민체육센터 앞 운동장에서 연습했다. 내 옆에는 예닐곱 살 아이가 네발자전거를 연습하고 있었다. 여러 날 자전거를 타다 보니 차츰 익숙해졌고 운동장을 벗어나 한강, 동네 골목, 차도까지 반경을 점점 늘려갔다. 매번 마을버스에 몸을 싣고 정해진 길로만 가다가 스스로 다른 길을 찾아가다 보니 나만의 동네 지도가 생기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새로 보이기도 했다. 동네에 자전거 생활자가 많다는 것,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크고 두꺼운 바퀴가 달린 팻바이크가 인기라는 것, 휠체어와 유아차 전동킥보드 같은 다양한 이동수단이 골목을 오간다는 것. 여전히 도시는 자동차를 우선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도 저마다 이동수단을 이용하며 살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번, 삶을 다르게 감각하는 즐거움을 배우는 요즘이다.
천주희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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