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형 배터리' 고집하는 中.. 속내는 '개도국 독식'

이용상 2022. 5. 2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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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최대 난제인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국가·기업에서 '교체형 배터리'를 연구했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은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국가 주도사업으로 선정하고 힘을 쏟고 있다.

여기서 개발한 배터리는 향후 지리차가 생산하는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에 들어간다.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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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원가 절감 등 장점 있지만
표준화 어려워 경쟁사들도 포기
中 니오 "테슬라 잡을 신의 한수"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의 배터리 교체소. 니오는 중국에 800개 이상의 배터리 교체소를 보유 중이다. 니오 홈페이지


전기차의 최대 난제인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국가·기업에서 ‘교체형 배터리’를 연구했었다. 하지만, 다들 중단 또는 포기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은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국가 주도사업으로 선정하고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는 전기 공급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의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은 지난 1월 전기차 배터리 교체 서비스 ‘EVOGO’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교체소에서 기존 배터리를 떼고 완충 배터리로 갈아 끼우는 식이다. 1~2분이면 교체를 할 수 있다. 아직 적용 가능한 차종은 1대뿐이지만, CATL은 이 서비스를 다양한 차종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배터리 기술개발 업체 리판커지와 총 6억 위안(약 1130억원)을 투자해 교체형 배터리 합작회사를 세웠다. 여기서 개발한 배터리는 향후 지리차가 생산하는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에 들어간다. 지리차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배터리 교체소 5000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다. 현재 중국에 800개 넘는 배터리 교체소를 보유 중이다. 2025년 400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는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올해 계약하는 신차부터 무료로 바꿔준다는 계획도 밝혔다. 니오 측은 “이 전략이 테슬라를 따라잡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는 충전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전기차 원가 절감, 배터리 성능 저하 리스크 감소 등의 장점을 갖는다.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와 기업들도 교체식 배터리를 들여다 봤었다.

그러나 ‘표준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교체식 배터리 연구에 참여했던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마다 배터리팩의 형태, 용량 등이 다르고 이걸 규격화하려면 차량 구조까지 바꿔야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 기술력이 좋아져 충전시간이 줄면 교체식 배터리의 장점은 사라진다. 소비자가 배터리를 포함한 ‘완전한 차량’을 소유하길 원한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20년 5월 업무보고에서 전기차 배터리 교체소 설치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역점사업으로 콕 집어서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교체식 배터리 표준과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선이 개발도상국의 전기차 시장에 닿아 있다고 지적한다. 개발도상국은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운전자가 직접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을 적용하기 힘들다. 이 시장에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보급해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9일 “개발도상국에서 중국이 교체식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면 기존 전기차는 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관련 기술과 중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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