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잠들기 전, 자녀와 누워 드리는 가정예배의 기쁨
한 손에 가정예배, 다른 손엔 자녀기도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교회는 가정사역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했다. 부모들이 ‘집콕’하면서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에 비례해 다툼도 많아졌다. 신앙으로 가정을 잘 이끌도록 돕는 예배문과 기도문에 대한 수요가 확산했다.
‘모든 날, 모든 순간 가정예배’(생명의말씀사)와 ‘자녀를 세우는 52일 기도 챌린지’(생명의말씀사)를 잇달아 출간한 이도복(42·사진) 충신교회 교육총괄 목사를 최근 서울 용산구 교회 상담실에서 만났다. 두 책의 공저자로 참여한 이 목사는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와 신학대학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교회교육 전문가다. 이 목사는 “신명기 6장 4~9절,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계명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이를 자녀에게 가르치고 신앙 전수에 힘쓰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원안(原案), 즉 본래 계획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모든 날, 모든 순간 가정예배’는 친절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충신교회(이전호 목사)에서 가정예배학교와 부모학교를 담당하는 황보라 목사와 교육과정 전체를 총괄하는 이 목사가 함께 저술했다. 가정예배를 드리기 전 가족 구성원이 서로 마음을 나누도록 돕는 인트로가 있다. 새집으로 이사와서 드리는 가정예배의 경우, 책은 먼저 “이번 이사는 결혼 후 몇 번째인가요”라고 물으며 “수많은 부동산 중개소와 이삿짐센터 트럭들,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하며 준비해 오셨죠”라고 위로한다. 가족과 먼저 공감대를 나눈 후에 성경과 작은 십자가를 가져오고 QR코드로 찬송가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를 연결해 부른 후에 창세기 12장 2~3절 아브라함 축복 이야기를 봉독한다. 이어 인도자가 낭독하는 말씀을 듣고 이사 과정에서 발견한 주님의 은혜를 나눈 뒤 온 가족 기도로 마무리한다.
말 그대로 모든 날, 모든 순간의 가정예배다. 부부가 된 날을 축하하는 결혼기념일, 자녀가 첫발을 내딛는 학교 입학식,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신, 자녀가 아플 경우, 심지어 첫눈이 오거나 자녀가 처음 두발자전거를 탔을 때도 포함돼 있다(그래픽 참조). 이 목사는 “사무엘 선지자가 에벤에셀 하나님을 기념하며 비석을 세웠듯,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에 가정예배로 기념비를 세우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건 ‘잠자기 전 누워서 예배를 드려요’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의 체온을 느끼고 살을 부대껴 볼 기회가 거의 없었을 자녀를 위해 함께 누워서 다정함과 친밀함 속에 가정예배를 드려보라고 제안한다. 주일에 교회에서 드리는 엄격한 공예배와 별도로 가정예배는 편안하고 기쁨이 넘쳐야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2월 곽상학 안양제일교회 교육총괄 목사와 함께 저술한 ‘자녀를 세우는 52일 기도 챌린지’에선 맨 마지막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인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의 열매를 맺는 자녀 기도문이 클라이맥스다. 사랑의 열매를 위해서 이 목사는 “조건 없이 전부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건강한 자존감을 찾게 되기를 원합니다”라며 “상대방을 존중히 여기는 성품으로 자라게 하옵소서”라고 서술한다. 부모들뿐만 아니라 장로 권사 직분의 조부모들이 손주의 이름을 넣어서 52일간 기도하는 일들이 확산하고 있다.
충신교회는 다음 달 6~8일 ‘RESET’을 주제로 D6컨퍼런스를 개최한다. D는 신명기(Deuteronomy), 6은 앞서 언급한 하나님 사랑과 자녀 교육의 신명기 6장을 의미한다. 이 목사는 “부모교육과 가정예배 문화 만들기를 통해 교회와 가정이 견고하게 세워지는 교육목회를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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