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양현종, 최연소 150승 던졌다
2007년 9월 29일.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양현종(34)이 감격의 프로 첫 승을 따낸 날이다. 그로부터 5348일이 흐른 2022년 5월 19일, 양현종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에 통산 150승 고지를 밟았다.
양현종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해 KIA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세 번째이자 프로 통산 150번째 승리였다. KIA는 에이스의 역투에 힘입어 714일 만에 롯데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양현종은 송진우(한화 이글스·210승), 이강철(KIA·152승), 정민철(한화·161승)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KBO리그 통산 150승을 달성했다. 역대 최연소 기록(34세 2개월 18일)도 새로 썼다. 정민철의 종전 기록(35세 2개월 27일)을 1년 넘게 앞당겼다. 150승 중 148승을 선발승으로 채워 네 명 중 150승 달성 시점의 선발승 수가 가장 많다.
양현종은 2009년 1군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은 뒤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그 중 네 시즌은 15승을 넘겼다.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7년에는 20승 고지(다승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의 MVP도 양현종이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2010·2014·2018)과 2019 프리미어12에 출전해 동갑내기 김광현(SSG 랜더스)과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오랜 꿈이던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도 밟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올 시즌, 양현종은 변함 없이 호랑이 군단 에이스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양현종이 더 빨리 최연소 150승 기록을 쓸 수도 있었다.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 타선이 모처럼 5점을 지원해 어깨도 가벼웠다. 하지만 박해민 타석에서 몸쪽 직구(시속 145㎞)를 던지다 타자의 머리를 맞혀 자동 퇴장을 당했다. 양현종은 박해민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경기 내내 고개를 숙였다.
롯데전은 출발이 불안했다. 1회 말 2사 2루에서 롯데 베테랑 이대호에게 좌월 선제 2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그러나 2회 초 KIA 타선이 동점을 만들자 양현종도 안정을 되찾았다. 2회 말 무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8회 2사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이 정말 잘 던졌다. 투수가 부족했던 날, 긴 이닝을 책임지며 스스로의 힘으로 150승 주인공이 됐다”고 축하했다.
한편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40)은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2-1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신고하며 KBO리그 최초로 통산 35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 중인 오승환은 팀 승리를 지킬 때마다 스스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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