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피해자, 컴백 '여의도 저승사자'에 고소장 제출

조민아 2022. 5. 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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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가상화폐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이 19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됐다.

피해자 측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루나·테라 발행 회사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공동창업자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으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등에 대한 추가 고소·고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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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들이 19일 서울 서울남부지검에서 테라폼랩스 권도형 CEO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십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가상화폐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이 19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됐다. 이 사건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의 ‘1호 수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루나·테라 수익 구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지 밝혀내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해자 측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루나·테라 발행 회사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공동창업자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자 측은 “테라폼랩스는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루나·테라의 알고리즘상 설계 오류·하자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백서(가상화폐 투자설명서)에 고지한 것과 다르게 루나 발행량을 무제한으로 늘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는 5명, 피해액은 14억원 가량이다. 앞으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등에 대한 추가 고소·고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 대표는 테라가 ‘스테이블(stable) 코인’에 해당되며, 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테라는 달러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하지 않았고, ‘자매 코인’ 루나의 수요·공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시세가 유지됐다. 테라가 개당 1달러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테라 발행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테라를 ‘스테이킹(예치)’ 받고 대신 루나를 지급하는 식이었다. 업계에선 이같은 알고리즘이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테라는 일주일 새 100% 가까이 폭락하며 ‘안정적인’ 가상화폐가 아님이 입증됐다.

이 회사는 테라를 예치하면 연 19.4%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인 ‘앵커 프로토콜’도 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피해자 측은 “이자 수익을 보장한다면서 수십조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한 건 유사수신행위”라고 주장한다.

권 대표 등이 사기죄의 구성 요건인 ‘기망 행위’를 저질렀는지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 펀드 사기 피해자를 대리한 김정철 변호사는 “루나·테라의 수익 구조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던 시스템”이라며 “위험성을 예상했음에도 그런 구조를 만들었다면 사기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폼랩스의 자금 흐름이나 투자 내역, 사업을 진행할 때 내부 의사결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을 수사로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박보준 변호사는 “테라폼랩스의 지난 10~12일 발행 내역을 보면 애초에 백서상 내용을 지킬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건 투자자들을 기망한 행위”라며 “권 대표는 과거 다른 종류의 스테이블 코인에서도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의혹도 있어 그 위험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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