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제대로 비판하려면 미의식까지 똑바로 응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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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와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쓴 서경식 도쿄경제대 명예교수가 이번엔 일본의 미술을 소개한다.
이번 순례의 시대적 배경은 스페인독감 결핵 등 역병과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은 1920~45년이다.
'디아스포라 기행'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등을 통해 폭력의 시대와 차별에 맞선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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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연립서가, 256쪽, 1만9000원
‘나의 서양미술 순례’와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쓴 서경식 도쿄경제대 명예교수가 이번엔 일본의 미술을 소개한다. 이번 순례의 시대적 배경은 스페인독감 결핵 등 역병과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은 1920~45년이다. 미술을 통해 보는 근대사 여행이기도 하다.
서경식은 “근대라는 시대, 수십 년에 걸쳐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조선인의 감성에 어쩔 수 없이 일본이 깊이 스며들어 있음은 자명한 이치다. ‘조선인이라는 존재’는 식민지 경험을 통해 종주국의 미의식에 침투당한 사람들이라는 의미 또한 갖고 있다”면서 “일본을 진정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자기라는 존재가 무엇에 침식당했고 또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미의식의 수준으로까지 파고들어 가 똑바로 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책에 처음 소개된 작품은 나카무라 쓰네의 ‘두개골을 든 자화상’이다. 나카무라 쓰네는 37년 생애 동안 결핵과 싸웠다. 그는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시대를 살았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였던 이 무렵 예술가들은 일시적인 자유를 맛봤지만 간토 대지진과 태평양전쟁으로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나카무라 쓰네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빈곤과 질병 속에서 서양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신사조와 신문화의 빛을 탐닉하듯 쬘 수밖에 없었다.
노다 히데오는 1908년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다. 미국 공산당과 혁명적 작가 집단 ‘존 리드 클럽’에서 활동한 히데오는 온화한 유머를 담아 사회풍자적인 작품들을 만들었다. 전쟁과 혁명의 시대는 미술가를 조용히 살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소리높여 외치기보다 낮은 목소리로 묵묵히 낙관적으로 이야기를 건넸다. 밝은색의 들풀이 가득한 그의 그림 ‘노지리 호숫가의 꽃’처럼 말이다.
저자는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형 서준식의 구명과 한국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펼쳤다. 에세이 ‘소년의 눈물’로 95년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로 2000년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2012년 민주주의와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받았다. ‘디아스포라 기행’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등을 통해 폭력의 시대와 차별에 맞선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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