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기 접어든 '나는 솔로', 모쏠·돌싱 등 다양한 기획 고민"

최예슬 2022. 5.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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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도, 연애를 쉬고 있는 솔로도 공감하는 연애 스토리를 담은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ENA PLAY·SBS PLUS 공동제작)가 방영된 지 어느 덧 10개월이 됐다. 결혼을 간절히 바라는 남녀 12명이 4~6일 동안 연애 감정을 싹틔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방영 회차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는 솔로’의 연출을 맡은 촌장엔터테인먼트의 남규홍 PD를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DDMC에서 만났다. 지난해 7월 첫 방영된 후 벌써 45회차까지 왔다. 남 PD는 ‘나는 솔로’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에 대해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나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같이 현실감 있는 남의 연애사를 계속 새로운 인물들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시청자가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나는 솔로’는 8기에 접어들었다. 한 기수에 5~6회가 방영된다. 기수당 촬영·편집에 두 달 정도 걸린다. 출연자 중 벌써 네 커플이 결혼에 골인했다. 매번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나오는 비결에 대해 남 PD는 “출연자들의 감정선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출연자들에게 “만날 사람은 다 만난다”고 말하면서 감정이 증폭되도록 밑 작업을 해주는 식이다. 때로는 과감한 연출도 시도했다. 그는 “5기에서 여성 출연자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혔다.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때로는 과감한 변화도 필요하다”면서 “무모한 건 자제하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발상은 언제든지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PD는 지난 10개월간 ‘나는 솔로’가 안정적으로 정착했고, 이제는 도약을 시도할 때라고 했다. 모태솔로, 돌싱(돌아온 싱글) 등 출연진 구성에 변화를 주는 기획물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프로그램 기획과 촬영·편집에는 작가 6명, PD 17명이 함께한다.

‘나는 솔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출연자 선정이다. 직업이나 신분이 뚜렷한 사람, 캐릭터나 매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는다. 홍보 목적으로 출연하려는 사람은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뽑지 않는다고 했다. 극사실주의를 지향하는 만큼 진정성이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출연자 보호를 위해 영철, 영호, 순자, 영자 등 1950년대에 흔했던 이름을 쓰고 있다. 남 PD는 “출연자들이 결혼하는 걸 지켜볼 그들의 부모님 나이대나 어르신들이 썼던 이름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7기의 순자를 꼽았다. 순자는 지난 7년간 동종업계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켜왔다. 그러나 영호를 만나 촬영 이틀 만에 이 신념이 무너졌다고 했다. 남 PD에겐 연출자로서 뿌듯한 순간이었다.

남 PD는 과거 SBS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방영된 ‘짝’(2011~2014년)을 연출했다. ‘짝’과 ‘나는 솔로’는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비슷하지만 차별점도 많다. 감정의 변화를 더욱 자세히 보여준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2회 안에 커플 성사 여부를 보여줘야 했던 ‘짝’과 달리 ‘나는 솔로’는 한 기수의 이야기가 5~6회 동안 진행된다. 남 PD는 “연애 이야기를 더 현실적으로, 좀 더 깊숙이 담을 수 있어서 감정의 깊이가 다르다”며 “‘짝’은 스토리 중심이었다면 ‘나는 솔로’는 현실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두 프로그램 간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출연자의 면면도 변했다. 남 PD는 “‘짝’ 때는 남성들이 적극적이었는데 지금은 남성과 여성 모두 적극적이고, 감정의 결론도 빨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리얼리티 예능이다 보니 출연자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논란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4기 영철은 여성 출연자를 몰아세우고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나는 솔로’에 권고 조치를 내렸다. 남 PD는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출연자를 좀 더 신중히 선정하는 것 등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대박’을 내겠다는 욕심으로 위험 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며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오래 끌고 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9년 콘텐츠 제작사인 촌장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지금은 ‘나는 솔로’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남 PD는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성격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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