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을 타인이 아닌 '나'로 두는 연습부터

2022. 5. 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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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이의 '직딩 고민 타파 프로젝트'] (1) 이직

매경이코노미는 앞으로 5회에 걸쳐 김나이 커리어액셀러레이터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조언을 칼럼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김나이 액셀러레이터는 3000여명의 직장인을 상담한 인재 개발 전문가입니다. 현대카드, 한국투자증권, JP모건 등 금융권에서 일한 경험, ‘이기는 취업’ 등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은 이직, 리더십, MZ세대와 소통, 독립 등 직장인이라면 고민하는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의 내 마음은 어땠나? 아침에 일어나 나를 출근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이었나? 반대로 ‘아, 정말 회사 가기 싫다’ 생각케 하는 건?

나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다. JP모건 등 금융권에서 구조화 파생상품 세일즈, 트레이더로 일하다 ‘이렇게 계속 달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찾아왔다. 일명 커리어 사춘기다. 이후 나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다. 커리어액셀러레이터다. 직장생활 혹은 앞으로 어떤 경력을 더 쌓아야 할지를 조언해주는 직업이다.

이 일의 매력은 다른 직장인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커리어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성장의 액셀을 함께 밟아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1:1로 만난 사람만 3000명이 넘는다.

재미있는 것은 직장인의 고민은 직장 생활 연차가 쌓인다고 해결 방법도 같이 쌓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 고민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디에서도 커리어 수업을 받은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100세 시대, 우리는 앞으로 더 오래 일해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오늘의 주제 ‘이직’은 가장 큰 직장인의 고민이다.

▶사례 1. 갑작스러운 팀 해체, “언제까지 이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A는 어떻게든 버티며 회사를 다녀야 할지, 떠나야 할지, 떠난다면 이직과 창업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총체적 난국이라며 나를 찾았다. 그는 본인이 만든 사내벤처에서 2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팀이 해체되고 엉뚱한 팀으로 발령을 받은 상태였다. “앞으로 10~20년 동안 계속 이 회사를 다니는 게 그렇게 대단하고 큰 성취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한때는 회사가 잘되고 돈을 많이 벌면 자신도 잘될 거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다녔지만, 이 생각이 안일했던 것 같다며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을 하며 버티는 것이 괴롭단다. 회사에서 다시 팀장 발령을 낼 수도 있을 것 같고, 회사를 나갈 생각을 하자니 막막하다며 고민하고 있었다.

▶사례 2. 2~3년만 더 버텨봐야 할까, 아니면 지금이 막차인가.

“현 직장에서 2~3년 후 ‘임원으로 가느냐 마느냐’인 것 같은데, 열심히 하면 회사에서 승진시켜줄지, 가능성 없어 보이면 지금이 타이밍일 것 같은데 어떤 회사에서 저를 원할지 고민됩니다.”

신사업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B는 현재 회사, 정확하게는 임원의 의사 결정이 썩 이해되지 않지만 이 일만 성공하면 본인도 승진하지 않을까, 좀 더 버텨야 할까 고민이라 했다. 그러면서도 일 진행 과정에서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하는 상황이 많다고 했다.

▷내가 A 혹은 B의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회사에서 이런 결정을 하면~’이라는 말 대신 주어를 ‘나’로 바꿔보는 것이다. 그래서 A와 B에게 공통적으로 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 ‘나는’ 이 회사에서 2~3년 더 일하고 싶으신가요? ‘나는’ 그 일이 내키는 일인가요? ‘나는’ 승진하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나는’ 이 회사에서 팀장 혹은 임원, 왜 되고 싶으세요?”

즉, 스스로에게 ‘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회사에 제대로 목소리 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 일을 잘할 수 있는가’를 자문하는 훈련부터 해보라는 것이다.

사실 ‘나’만 생각하는 의사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집안의 가장이라서, 회사의 기대가 있어서 등 타인의 기대에 둘러싸여 살아왔기에 더더욱 그럴 수 있다. A도 창업을 하고 싶지만 이 선택이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닐까 고민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경제적으로 불확실해지면 아내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다면서. 그 마음 모르는 바 아니고, 너무나 공감된다. 하지만 ‘내가’ 행복해야 나를 아끼는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내가 누군가의 자부심이 되는 일은 너무 좋지만, 그러느라 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스스로에게 다음 3가지 질문을 해보자.

첫째, 나를 주어로 두고, 의사 결정을 미룰 때의 ‘정신적 손해’와 ‘기회비용’은 얼마나 될까? 지금 당장 받는 월급이 ‘매몰 비용’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둘째, 1년 후의 나는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연봉이 물가 상승률만큼 오르고, 연차가 더 쌓이는 것 말고,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셋째, 이곳에서 나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커리어액셀러레이터로 일하기 전, 회사로부터의 독립을 고민할 때 제가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유효기간’이었다.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 기간 동안 나에게 무엇이 쌓일까?’ 치열하게 고민했다.

▷‘나의 일을 나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결론은 ‘내 일의 주도권은 내가 가져야 한다. 회사는 내가 아니다’였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많이 알려져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회사로 인식돼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어떤 회사에 다니는가가 곧 내 실력은 아니다. 전문성 혹은 뾰족한 실력과 탁월함은 회사에 다닌다고, 연차가 쌓인다고 저절로 쌓이는 것이 아니다.

어떤 관점으로 일을 보는가에 따라 쌓이는 것도, 속도도 다르다. 전체를 보고, 왜 하는지 알고, 비즈니스 임팩트와 구조를 보면서 일하는 사람과 당장 눈앞에 일만 보는 사람 혹은 관성적으로 하는 사람은 같은 곳에서 일하더라도 볼 수 있는 것, 쌓이는 것이 당연히 다르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명함에서 회사 이름, 직급 빼고 나를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다. 지금부터 내면의 나에게 물어보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그와 관련된 어떤 경험을 쌓고 있는가?’를.

자신 있게 ‘나의 일을 나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자신을 작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반대로 ‘어느 회사에 다니는 누구’라는 것 말고 나의 일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남들이 다 아는 회사를 오래 다닌다고 으쓱할 것도 없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회사의 자산인지, 나의 자산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노동 시장의 규칙은 이미 바뀌고 있다. 자기 언어가 있는 사람은 ‘힘’이 있다. 회사에서 ‘버티기’에 힘쓰고 회사 뒤에 숨기보다, 나의 이름으로 승부 볼 날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날들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김나이 커리어액셀러레이터(‘이기는 취업’ 저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9호 (2022.05.18~2022.05.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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