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팔고, 교수 내보내고, 온라인 학위로..미국 신학교들의 생존분투기

박재찬 2022. 5. 19. 13: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인 고든콘웰 신학교는 개교 50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 일부 교수들과 직원들을 내보냈다.

19일 고든콘웰 신학교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밀턴에 있는 102에이커(약 12만5000평) 규모의 메인 캠퍼스를 매각하고 보스턴 캠퍼스로 이전키로 했다.

미국 신학교 협회 통계에 따르면 고든콘웰의 신입생 등록 인원은 2012년 1230명에서 2021년 633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고든콘웰 신학교, 메인캠퍼스 매각키로
젊은 인구 줄고 세속화에 신입생 등록 '뚝'
풀러·트리니티 신학교 등도 '동병상련'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밀턴에 있는 고든콘웰신학교 메인캠퍼스 전경.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인 고든콘웰 신학교는 개교 50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 일부 교수들과 직원들을 내보냈다. 또 학생 아파트와 20에이커(약 2만4000평)에 달하는 소유지를 팔았다. 모두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9일 고든콘웰 신학교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밀턴에 있는 102에이커(약 12만5000평) 규모의 메인 캠퍼스를 매각하고 보스턴 캠퍼스로 이전키로 했다. 플로리다와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분교는 계속 유지하며,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도 제공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스콧 선큇 고든콘웰 신학교 총장은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캠퍼스 매각이 성공한다면) 향후 30년 동안 더 나은 재정적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캠퍼스 매각이 재정난 해소를 위한 조치임을 내비쳤다.

고든콘웰은 매각을 통해 보스턴 캠퍼스에 강의실과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고, 공석에 있는 교수직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선큇 총장은 “우리는 성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유지할 수 있다면 많이 성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 기조를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미국 신학교 협회 통계에 따르면 고든콘웰의 신입생 등록 인원은 2012년 1230명에서 2021년 633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학교는 매년 60만달러(약 7억6000만원)에서 많게는 240만달러(약 30억원)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고든콘웰 신학교 홈페이지. 학교 건물 매각과 캠퍼스 이전, 새출발을 알리는 내용과 함께 보도자료가 게시돼 있다.

고든콘웰 뿐만 아니다. 풀러 신학교와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 등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권 신학교들도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트리니티는 올해 일부 교수들을 해고하면서 100만 달러(12억7000만원) 정도 지출 규모를 줄였다. 풀러는 2018년 3개 분교를 폐쇄한데 이어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부동산을 팔기로 했다.

신학교들의 이같은 문제는 출산율 감소와 세속화 증가에 따른 요인이 크다. 미국내 Z세대(1997년 이후 출생)는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생) 인구보다 약 400만명이 적다. 또 Z세대의 44%는 자신의 종교적 전통 배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부모 등이 기독교인이었다고 해서 자신도 기독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26세 미만의 청년 4명 가운데 1명 정도만 1주일에 한번 이상 교회에 출석한다.

신학교들의 생존 분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든콘웰 이사회 의장인 클라우드 알렉산더 목사는 “교회 역사는 우리에게 선교의 영속성과 방식(방법)의 가변성을 상기시켜준다”면서 “신학교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임무는 영구적이지만, (신학교운영 방식은)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