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 女 절반은 난소암..폐경 후 난소 혹 '암' 확률 높다

민태원 2022. 5. 19. 1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암 사망자 47%가 난소암
3분의 2가 3기 이상 전이 상태로 발견
40세 이상·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진 받아야
난소암은 아랫배 불편감이나 소화불량, 골반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많이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게티 이미지

난소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2019년 2만4134명으로 2016년(1만8115명) 보다 33.2% 늘었다.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각 1개씩 존재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이다. 아몬드 모양의 타원형 구조로 보통 길이는 3~5㎝, 무게는 7~10g 정도다.

더 무서운 것은 여성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 난소암이라는 사실. 2019년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절반 가까이(47%)가 난소암으로 숨졌다(심평원 통계).

송희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9일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실제 환자 3분의 2 이상이 복강 내에 암이 상당히 퍼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44%로 크게 떨어진다”고 했다.

실제 2019년 기준 전체 난소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4.5%로 유방암 93.6%, 자궁체부암 89%, 자궁경부암 80.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폐경 후 난소 종양은 암 가능성 ↑
난소 종양은 난소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 ‘양성 종양’과 난소암인 ‘악성 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을 포함한다.

다행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다. 기능성 낭종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3~6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를 받은 다음 재발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다만 양성이지만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 부위에서 자라나 생리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자궁 내막종’은 젊은 여성에게 불임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송 교수는 “폐경 이후 발생하는 난소 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다”며 “폐경 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초기 증상 없어 발견 어려워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 MRI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난소 종양이 발견된 경우 환자의 나이, 증상, 가족력, 영상 소견과 암수치(종양표지자 검사)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양성 종양이라도 크기가 5㎝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 표지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을 땐 산부인과 전문 진료와 함께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암의 약 90%는 난소 표면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으로 최근 이에 대한 유전적 요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브라카(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BRCA1 유전자 양성인 경우 39%에서 난소암 발생)와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비뇨기암을 동반하는 린치 증후군 등에서도 난소암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40세 이상의 연령,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난소암 유병률이 증가한다.

난소암의 초기 증상은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초기 진단되는 경우는 대부분은 산부인과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이외에 막연한 위장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단순히 난소암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치료는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 암세포 종류, 환자의 전신 상태, 재발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다만 진단 당시 전신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30대 후반부터 1년에 한 번 질 초음파와 피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추천한다.
또 가족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BRCA 유전자 변이 검사 시행을 권고한다. 이 밖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고 출산이 끝난 고위험군 환자는 난소난관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최근 표적 항암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음에도 난소암 5년 생존율은 아직 64.5%로 다른 암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난소암 치료에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0세 이상이면서 가족 중에 유방암, 직장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임신,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12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했거나 30세 이후 첫출산한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