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비.바]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운동으로 빼면 된다?

김기남 대한비만학회 학술영양위원회(대전대) 2022. 5. 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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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19편
먹는 것을 조절한다면 운동은 체중감량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운동은 식사조절을 통한 체중 감량을 ‘돕는다’고 할 수 있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체중 감량에는 식이 조절과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섭취한 에너지보다 소비하는 에너지가 더 많아야 한다. 에너지 소비는 생명 유지를 위한 기초대사량과 음식의 소화와 대사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 그리고 활동으로 소비되는 에너지로 구성된다. 그 중 활동으로 소비되는 에너지 즉, 운동만이 내 의지로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섭취한 열량이나 이미 축적된 지방을 운동으로 모두 태워버리는 것은 쉽지 않다. 식후 생크림을 얹은 달달한 커피 한 잔은 거의 300칼로리에 육박하며, 이는 70kg인 사람이 시속 6km 정도로 1시간 걸을 때, 시속 8km로 40분 정도 가볍게 달릴 때, 근력운동을 30분 했을 때 소모되는 열량과 맞먹는다. 그러다 보니,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고 운동으로 빼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달달함이 결핍된 아메리카노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더 쉽고 현실적이다.

체중 감량에는 식이조절이 70~80%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는 어떤 운동이라도 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체계적 고찰 연구에서 식사나 에너지 섭취량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중강도의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실시했을 때 1~3% 정도의 체중 감소가 관찰되었다. 북미임상정신학회지 리뷰논문에 따르면, 운동이 장기간 체중 감소를 촉진하고 체중이 다시 찌는 것을 예방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행동요인으로, 특히 고도 비만 환자에서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식욕조절 호르몬의 분비량을 분석한 연구에서 열량 제한 식사를 한 사람들의 식욕이, 운동을 통해 동일한 열량을 소모시킨 사람들에 비해 더 촉진되어 있었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영양학회지의 최근 연구는 운동 없이 저열량 식사만으로 살을 뺀 사람들의 경우 근육량의 감소와 근육의 강도 저하가 가장 큰 문제인데, 저열량 고단백질 식사를 했을 때 근육량의 감소를 다소 억제할 수 있었지만 근육의 강도는 마찬가지로 낮았다고 한다. 한편, 근감소의 위험이 높은 비만 노인들에서는 식사요법과 함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했을 때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근육감소량이 가장 적었다는 연구도 있다. 근육의 양은 기초대사량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운동이 소비 에너지의 60~70%를 차지하는 기초대사량을 올릴 수 있어 체중을 감량하고 그걸 유지하는데 좀 더 쉬워진다.비만한 사람들이 원래 체중의 10% 이상을 감량하고 1년 이상 그 체중을 유지했을 때 장기간의 체중 감소에 성공한 것이라고 간주한다. 5년 이상 평균 33kg이 빠진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만의 ‘살 빼는 팁’을 분석한 결과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매일 하루 1시간의 신체활동과 저열량 식사, 규칙적인 아침식사, 그리고 꾸준한 체중에 대해 모니터링이었다고 한다.

이상의 여러 근거들을 종합해 볼 때, 체중감량과 유지에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 단! 먹는 것을 조절할 때 그렇다. 다시 말해, 운동은 식사조절을 통한 체중 감량을 ‘돕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열심히 운동했다는 뿌듯함과 나름의 위안으로 어느새 과식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균형 잡힌 식사조절이란 말 보다는 16시간 금식하다가 8시간 ‘마음껏’ 먹는다거나(간헐적 단식), 탄수화물만 먹지 않으면 고기와 계란은 ‘실컷’ 먹어도 된다(저탄고지)는 한마디로 요약되는 다이어트 방법이 쉽고 솔깃하다. 하지만 닭가슴살만 먹으며 건강하게 살 수는 없다. 한 가지 음식에 모든 영양소가 다 들어있지 않다. 골고루 먹되, 지금보다 조금씩 덜어내는 식사와 자신에게 맞는 현명한 운동을 조금씩 추가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위해 가장 좋은 운동은 ‘고개 운동’이라는데 누가 음식을 권할 때마다, 또 내가 무언가를 먹고 싶을 때마다 고개를 왼쪽으로 한 번, 다음 오른쪽으로 한 번 돌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라 한다. 맛있는 것, 재밌는 것이 지천인 현대사회에서 식사와 운동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건강 체중, 건강 백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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