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해군 장교 노아 송, 메이저리그 도전 이어간다
미국 해군 장교인 한국계 투수 노아 송(25)이 야구선수의 꿈을 이어간다. 원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는 '송이 해군항공학교 훈련을 마쳤고, 장교 복무 포기를 결정한 뒤 해군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군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송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돌아가게 된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5년간 더 군복무를 해야 하고, 야구선수 경력은 끝날 수 밖에 없다.
한국인 아버지 빌 송(宋)과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송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 당시 송에게 전액장학금을 제시한 유일한 학교였다. 송은 대학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쳐 2018년 MLB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37순위로 보스턴에 지명됐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는 역대 세 번째였다.
2019년 5월 해군 비행장교로 임명된 송은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7경기에 등판했다. 그해 11월엔 일본에서 열린 프리미어12에 미국 대표로 출전했다. 아쉽게도 한국전 등판은 무산됐지만 송은 한국 팀을 국제대회에서 상대한 것만으로도 기뻐했다. 그는 "한국어는 못 하지만, 한국계 미국인인게 자랑스럽다. 식사 땐 항상 밥을 먹고, 아버지가 불고기 같은 한국 음식을 자주 해주신다. 한국을 가보지 못했는데 궁금하다"고 웃었다.
보스턴은 송에 대한 기대가 컸다. 큰 키(1m93㎝)에서 최대 99마일(약 159㎞)의 빠른 공을 던졌고, 네 가지 구종을 구사할 수 있었다. 20-80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패스트볼은 60점(평균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송의 야구시계는 멈췄다. 군복무 때문이다.
사관학교 학생은 3학년에 올라가면서 서약을 한다. 서약을 하게 되면, 장교 임관 이후 5~8년을 복무한다. 거부하면 지원받은 대학 교육비용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 송은 군복무를 결정했으나, 보스턴으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졸업 이후 입대 연기를 신청했으나 해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2020년 6월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 입대, 헬기 조종 교육을 받았다.
2년이 지나 송은 야구선수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보스턴 선수개발 부문 부사장인 벤 크로켓은 "분명히 비행학교는 엄격하다. (복무를)우선시했지만, 송은 야구계로 돌아올 기회를 원한다. 훈련 기간 어느 정도의 (야구)활동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송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스턴 출신 레전드 중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던 또다른 선수가 있다. MLB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다. 해군 예비역이었던 윌리엄스는 전성기를 누리던 1943~45년, 1952~53년에 비행교관과 전투기 조종사로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마지막 계급은 대위였다.
무대는 다르지만, KBO리그에서도 현역으로 복무한 뒤 성공적으로 돌아온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 LG 트윈스 채은성, KIA 타이거즈 박찬호 등이 대표적이다.
2020년에만 해도 노아 송은 파이프라인이 꼽은 보스턴 유망주 랭킹 6위였다. 하지만 지난해엔 30위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5살인 송이 2년 전의 기량을 되찾아 '해군 조종사 출신'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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