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프리즘] "리턴공천에 공천도둑" 민주당 텃밭의 적폐 논란
“민주당 리턴공천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다시 경기지사에 공천한 것과 같다.”
김인식 대전시의원(서구3)이 지난 16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대전 서구청장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전략공천으로 끝나자 출마의 뜻을 접었다. 민주당을 탈당하면서는 “리턴공천” “정치적 폭력”이라고 쏘아붙였다.
리턴공천 논란은 대전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장종태 전 서구청장을 다시 서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하면서 불거졌다. 장 전 청장은 지난 1월 청장직을 사퇴하고 시장 경선에 나섰다가 현직인 허태정 후보에게 패했다. 그는 경선 때 자신의 서구 유턴설이 나오자 “비열한 정치 공세”라고 했으나 결국 전략공천을 받았다.
시장 후보 낙마자가 곧바로 구청장 공천장을 거머쥐자 상대 후보들은 발끈했다. 당내 경선 탈락자를 다른 곳에 전략공천하는 사례는 전례를 찾기 힘들어서다. 경선에 참여한 김인식 예비후보는 “희대의 공천 사기극”이라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표밭인 전남에서도 ‘초유의 일’ 논란이 빚어졌다.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된 강진군수 선거구에 내려진 무공천 결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이승옥 현 군수와 강진원 전 군수가 맞붙은 경선에서 강 전 군수를 후보로 확정했다. 이후 강 전 군수 측 인사가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오자 4일 만에 공천을 무효화했다. 민주당이 전남에서 기초단체장 선거구를 공천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선은 무효화됐지만 현직 군수와 전직 군수 간 불협화음은 커지는 형국이다. “이른바 ‘한 방씩’이 있는 전·현직 군수의 무소속 재대결에 강진이 두 쪽 났다”는 여론이다. 이에 강 전 군수 측은 “적폐세력에게 도둑맞은 공천권을 군민이 찾아달라”고 했다.
강진 외에도 텃밭에서의 민주당 공천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광주·전남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 15명이 뭉친 무소속 연대가 대표적이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들이 주축이 되면서 최소 10곳 이상이 갑자기 격전지가 됐다.
무소속 출마자 대부분은 경선 잡음의 원인을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들에게 돌린다. “의원들이 자기 밥그릇을 챙기느라 경선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쇄신을 해야 할 민주당이 되레 적폐가 됐다”는 성토도 나온다.
시끄러운 표밭과는 달리 국회의원 167석을 가진 민주당은 표면적으론 여유로운 모습이다. 험지인 TK(대구·경북)에는 40여 곳이나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을 정도다. 여기에 대선 패배 후 꾸려진 민주당 비대위는 ‘초유의 일’ 기록을 세워가는 중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조차 자조 섞인 비유가 나온다. “몸집에 맞지 않는 너무 큰 옷을 엉거주춤 껴입은 형국 아니냐.”
최경호 내셔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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