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 '로지'·BAYC 모델 기용..신사업 선봉장

박수호 2022. 5. 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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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1976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슈페리어 대표(현)/ 슈페리어홀딩스 대표(현)/ 슈페리어프랑스 대표(현) [일러스트 : 김연호]
나흘간 무려 3만여명의 갤러리(관중)가 다녀간 GS칼텍스 매경오픈.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무관중 경기만 치렀다가 올해 다시 갤러리에게 문을 열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연출했다. 특히 갤러리 사이에서 화제가 된 건 경품, 그중에서도 NFT였다. 대체불가토큰의 약자인 NFT는 ‘블록체인 주소가 심겨진 디지털 한정판’ 정도로 보면 된다.

이번 매경오픈에서 골프 명가 ‘슈페리어’의 MZ세대 브랜드인 ‘마틴골프’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매경오픈 엠블럼과 마틴골프 캐릭터를 조합한 NFT를 경품으로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협업 프로젝트를 주도한 김용영 블록체인 회사 엠블록의 CSO는 “NFT 당첨자는 인근 마틴골프 매장에서 남녀 골프 장갑, 볼마커 세트로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게 했고 레저와 패션, 실물 교환을 결합한 신개념 NFT라 대회 기간 내내 큰 관심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새로운 시도의 주역이 김대환 슈페리어홀딩스 대표(46)다.

‘슈페리어’ 하면 보수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두텁지만, 김 대표가 합류한 후 젊고 활기찬 회사 이미지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력 브랜드 슈페리어만 봐도 브랜드명을 ‘SGF67’로 새롭게 개편하고 골프 인플루언서 박진이 프로와 홍재경 아나운서를 광고 모델로 전격 기용해 3040 고객을 적극 유치하는 변화를 꾀하는 식이다.

그뿐인가. 김 대표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끈 가상인간 ‘로지’를 일찌감치 마틴골프 광고 모델로 낙점, MZ세대 사이에서 신생 브랜드 마틴골프가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일조했다. 마틴골프는 올해 들어 매장당 월매출 1억원을 돌파하며 경쟁이 치열한 골프 패션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틴골프 NFT 프로젝트도 김 대표가 골프 업계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실물 교환 형태라 적극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사실 슈페리어 창업자 김귀열 회장 장남이다. 여느 중견기업 2세처럼 주력 사업 현상 유지에만 몰두할 수도 있었을 터. 특히 슈페리어그룹은 1960년대 출범한 이후 전국에 직영점을 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부동산 부자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만 해도 서울 삼성동, 청담동 등지에 슈페리어 보유 빌딩이 여럿 있는데, 빌딩마다 시세가 수천억원을 호가한다.

그런데 김귀열 회장은 2세 경영인은 ‘무혈입성’하기보다 ‘제2의 창업’이라 여길 정도로 혹독한 경영수업을 거쳐야 한다고 믿었다. 김대환 대표는 2000년대 중반 회사에 입사, 다양한 직무를 거친 후 2010년대부터는 신사업 찾기 업무에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시련도 있었다. 경험이 적다 보니 그가 주도해 야심 차게 선보였던 ‘페리엘리스’라는 브랜드가 얼마 가지 못하고 정리됐다.

절치부심 끝에 그는 2012년 직원 한 사람만 두고 다시 신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배수진을 치며 전개했던 브랜드가 ‘블랙마틴싯봉’이다. 2013년 프랑스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마틴싯봉’ 본사를 인수한 후 세컨드 라인인 ‘블랙마틴싯봉’을 국내에 들여왔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오른쪽 신발을 하나 더 주는 ‘세 짝 신발’로 차별화했는데 당시 유통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그는 ‘마틴싯봉’이라는 브랜드로 식기, 침구 등 다양한 리빙 제품을 선보이며 IP(지식재산권)에 대한 눈을 떴다.

더불어 가능성 있는 관련 패션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 한 해에만 슈페리어는 골프웨어 렌털 플랫폼 더페어골프(The Fair Golf) 지분 인수에 성공했고, 요즘 젊은 골퍼 사이에서 레슨 혹은 연습 장소로 각광받는 프라이빗 골프 플랫폼 ‘더프라자 스튜디오(TPZ Studio)’, 예일(Yale) 브랜드로 알려진 패션 기업 워즈코퍼레이션 등에 투자했다. 예일 브랜드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매월 매출 톱 10 안에 들 정도로 선전하는 브랜드다.

김 대표는 최근 이런 왕성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며 계획된 수순”이라고 소개했다. 단순 패션 회사가 아니라 금융과 패션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경영을 선보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실제 그가 지주사 격인 슈페리어홀딩스 대표가 된 후 패션 회사 슈페리어를 책임지는 와중에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이라는 금융 투자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금융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상장, 비상장 주식 투자도 하고 외부 자금도 유치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등 금융 사업을 활발하게 키워냈다.

“2009년 이후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의 누적 수익률은 150%, 투자 원금 배당 200%, 운용 자산 규모 5000억원 돌파 등 여러 유의미한 성과를 냈습니다. 지금은 외부 자금은 더 이상 받지 않고 자체 운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자문사를 경영하며 얻은 유무형의 운용 노하우, 기업가치 판별 능력을 미래 산업 투자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올해 매경오픈에서 인기를 끌었던 매경오픈·마틴골프 NFT. [마틴골프 제공]
▶NFT, 메타버스 적극 도전

그는 요즘 ‘마틴골프’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영 골퍼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로지나 NFT를 통해 보다 신선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현실과 가상세계, 실제와 메타버스 세상 경계를 넘나드는 로지와 NFT를 통해 필드와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마틴골프의 정신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고 싶었던 측면도 있고요. 올해는 광고 모델 로지에 이어 전 세계 최고의 NFT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는 유가랩스(Yuga Labs)의 BAYC(Bored Ape Yacht Club)를 다음 모델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마틴골프와 BAYC는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해나갈 예정입니다. 게다가 최근에 다른 브랜드가 컬래버(협업) 제안을 많이 해오고 있는데 적극 반영할 겁니다.”

신규 브랜드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마틴골프 외 윌리엄스버그 뉴욕시티(Williamsburg NewYork City), 펫츠락골프(Pets Rock Golf London) 등을 올해 기대하는 신규 브랜드로 낙점했다. SGF67은 프랑스 명문 파리인터내셔널 골프클럽과 협업을 통해 프랑스 감성이 깃든 기능성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룹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는 김 대표에게 거는 유통가 기대는 크지만, 그의 앞에 놓인 길이 아주 순탄치만은 않다. 슈페리어그룹은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여전히 온라인 마케팅 등 디지털 역량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더불어 골프, 패션 외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리빙(Living), 아이웨어, 홈쇼핑 분야는 초기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이후 부침을 겪기도 했다.

“사실 패션은 생각보다 리스크가 큰 사업입니다. 빠른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측해야 하고 또 판매를 높여 재고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패션의 본질적인 리스크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고, 다양한 면에서 ‘스마트 리테일 컴퍼니’로 거듭난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패션도 하나의 솔루션이다’라는 관점에서 시대의 변화 속에서 미충족된 패션 니즈를 빠르게 해결한다는 목표와 더불어 브랜드는 존재의 이유, 고객이 사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비전을 갖고 여러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 전환에 기민하게 대처하고자 통합 플랫폼인 ‘슈페리어몰’을 구축,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겁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9호 (2022.05.18~2022.05.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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