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복막투석 A to Z

신승헌 2022. 5.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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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외에 '복막투석'도 있어
본인에게 맞는 방법 결정하고 준비해야
유연한 생활방식 원한다면 복막투석도 함께 고려
박스터코리아

콩팥(신장) 기능을 상실한 말기신부전 환자는 ‘투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으로 투석을 미루는 환자가 많다. 투석을 미루다가 응급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가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의 절반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러한 응급 투석은 환자 사망률을 7배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환자 입장에서 투석은 어려운 점이 많다. 일단 투석 방식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환자가 집에서 직접 하는 복막투석은 혈액투석보다 정보를 접하기가 더 어렵다. 이는 대한신장학회에서 진행한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환자들은 투석 유형 선택 전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정보가 충분치 않아서 두렵다’, ‘복막투석은 상대적으로 시행하는 빈도가 적어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투석 시작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을 정리했다. 김세중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도움을 줬다.  

투석 시기·방법 결정하기 전 고려할 것들

투석은 평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투석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 전에 환자의 생활방식을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신장학회는 의료진과 환자가 투석 시기와 방법을 함께 상의하고 결정하는 ‘공동의사결정’ 방식을 추천한다. 이 공동의사결정 방식에 따르면, 환자는 ‘내 의지대로 살고 싶다’, ‘주삿바늘을 무서워한다’, ‘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다녀야 한다’ 등 건강이나 투석환경, 일상생활과 관련된 문항을 미리 체크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일단 투석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의료진에게 투석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니는 병원이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한 경우라면 교육 상담을 신청해서 질환과 투석 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대한신장학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내 신장이 콩팥콩팥’과 같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환자 눈높이에 맞춰 질환과 투석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으니, 투석 방식을 미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신장학회 환자교육 체크리스트. 대한신장학회

복막투석 장점은

복막투석은 가정에서 매일 투석을 하기 때문에 병원 방문에 쓰는 시간이 적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여행이나 출장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식이 섭취 역시 혈액투석보다 허용되는 부분이 많다. 가정에서 투석을 진행하기 때문에 요즘 같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병원을 방문하는 혈액투석보다 외부 바이러스 노출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복막투석은 잔여신기능 보존에도 유리하다. 특히 잔여신기능이 유지되는 투석 시작 2~3년 간 환자의 예후는 혈액투석보다 우월하다고 보고된다.

복막투석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뭐가 다를까

복막투석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손투석’과 ‘기계투석’으로 불린다. 

손투석(지속성외래복막투석)은 하루 4회 투석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기계투석(자동복막투석)은 가정에 투석 기계를 두고 밤에 자는 동안 투석을 진행한다. 수면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낮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직장인과 학생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또한 기계투석 기기에 디지털 환자 관리 시스템이 도입돼있어 환자가 투석 결과를 기록하지 않아도 상세한 정보가 의료진에게 자동 전달될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투석을 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디지털 환자 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면 좀 더 안심하고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 

복막투석관을 몸에 달고 생활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복막투석은 자신의 복막을 이용해 투석을 하기 때문에 혈액투석처럼 매번 주사바늘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몸속에 투석액을 넣고, 불필요한 노폐물과 수분을 빼내기 위해 투석 전 수술로 복막에 도관을 삽입한다. 도관의 끝부분이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위생에 관한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복막투석은 혈액투석 대비 식이제한이 적은 편이다. 여행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투석기를 가지고 가거나 손투석으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세중 교수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장단점을 알고 있으면 본인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어떤 방법이 더 적합한지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복막투석을 하면 살이 많이 찐다는데

복막투석액의 성분 중 하나인 포도당이 복막에 흡수돼 복부 둘레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섭취 칼로리량을 조금 줄이고 걷기, 경보, 조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은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서서히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격일제 주 3일 운동이 적당하다. 처음에는 한 번에 5~15분, 하루에 2~3회 운동한다. 여기에 적응하면 시간을 서서히 늘린다. 30분 정도 운동할 수 있게 되면 격일제로 해도 된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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