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못 믿겠어"..'시총 1위' 테더에서도 9조원 인출

황지수 2022. 5. 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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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 테라의 폭락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아 가상화폐업계에 다시 한 번 폭풍이 들이닥쳤다. 1위 스테이블 코인 ‘테더’에서도 상당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테더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테더 투자자들은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 이상을 인출했다. 이로써 테더의 유통 공급량은 일주일 전 830억달러에서 이날(5월 18일) 760억달러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경제학자인 프란시스 코폴라는 최근 테더에서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뺀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아니라 가상화폐거래소들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테더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또 다른 스테이블 코인 UST 폭락에 가격이 한때 0.95달러까지 떨어졌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인 UST와 달리 실물 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는 테더는 인출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문제없이 달러를 지급하면서 가격 안정화를 찾아 이날(5월 18일) 1달러에 육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주 검찰총장실 조사 결과 테더 측은 담보물로 달러화 현금 외에 단기 기업어음 등의 자산을 많이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더 측이 공개한 분기 보유자산 내역에 따르면 이 회사는 초단기 미국 국채 345억달러, 기업어음 242억달러, 현금 42억달러 등을 보유 중이다.

그러나 이런 테더의 분기 자산 내역은 직원이 3명에 불과한 케이먼군도 소재 회사가 승인한 것으로, 보유 자산에 대한 전체 감사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7월 “몇 달 내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전했으나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은 테더가 담보 자산으로 초단기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만에 하나 UST와 같은 대량 인출 사태가 벌어져 이를 한꺼번에 매각해야 하는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의 규제당국은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조짐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규제받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의회에서 규제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 고위 인사들도 잇따라 스테이블 코인의 취약성을 경고하며 가상화폐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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