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간 우애가 깃든 곳 '안동 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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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풍산읍 입구에 있는 조선 시대 정자, '체화정'(棣華亭)은 형제 간 우애를 상징하는 곳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는 그의 저서 <안동의 유교현판> 에서 "하지 이상신(1710~1772)이 쓴 '체화정기'를 보면 이민적과 이민정 형제의 우애는 가풍적 연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외부의 부귀영달을 추구하지 않고, 형제 간의 자족적인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선대로부터 되물림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썼다. 안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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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기자]
▲ 안동 체화정 만포 이민적이 1761년 지은 정자. 보물 2051호 |
ⓒ 이호영 |
체화정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정자 앞 연못 '체화지'와 인공섬 3개, 넓은 정원 등으로 사계절 볼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겨울 눈 내린 체화정은 마치 눈 이불을 덮어쓴 듯, 평온함과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체화정은 사시사철,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안동버스터미널에서 자전거로 불과 12km 남짓하고 안동~풍산 옛길로 가면 50분 정도 걸린다. 카카오맵에서 순수 자전거 도로로 운행하면 22.2km, 1시간 28분이 걸린다고 나온다.
▲ 안동 체화정 온돌방을 중심으로 양옆에 마루방이 있고, 앞쪽에는 툇마루를 내고 난간을 둘렀다. 조선 후기에 지은 전형적인 양반가 정자이다. 보물 2051호 |
ⓒ 이호영 |
시경(詩經) 소아(小雅)편 '상체지화'(常棣之華)가 그것으로 체화는 '아가위꽃', '산사나무꽃', '산앵도나무꽃'이라고 하며 올망졸망하게 열린 열매들을 형제로 비유했다고 한다.
"활짝 핀 아가위 꽃이여,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가, 이 세상에 누구라 해도, 형제만한 이가 없도다. 常棣 之華, 鄂不韡韡, 凡今之人, 莫如兄弟" - 시경 소아편
사실 필자는 아직 체화나무를 직접 보지 못했다. 그래서 체화정 근처에도 체화나무는 눈에 띄지 않았고 대신 오래된 배롱나무를 볼 수 있었다. 배롱나무는 '선비'를 상징하는 나무로 '목백일홍'이다.
배롱나무 줄기는 매끄럽고 깨끗하다. 겉과 속이 같은 모양으로 숨김없는 떳떳한 모습에 따라 '선비가 갖춰야 할 청렴과 정신'을 상징한다.
배롱나무는 조선 선비가 사랑했던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안동지역에선 배롱나무를 많이 심었고, 서애 류성룡 선생을 모신 병산서원에도 400년 가까이 된 배롱나무가 있다.
▲ 안동 체화정과 연못, 이팝나무 이팝나무꽃이 활짝 피었다. 불두화, 목단 등도 볼 수 있다. |
ⓒ 이호영 |
체화정의 구조는 독특하다. 정자 바로 앞 정원에는 연못이 길게 조성돼 있고 여기에 섬 3개가 있다. 섬은 중국 방장산과 봉래산, 영주산 등 삼신산(三神山)을 상징한다.
▲ 정자에서 바로본 3개의 섬 중국 방장산과 봉래산, 영주산 등 삼신산(三神山)을 상징한다. |
ⓒ 이호영 |
정자 현판 '체화정'은 사도세자의 스승이자 안동 출신 학자 유정원 선생이 썼다 하고, 안쪽 '담락재(湛樂齋)' 현판은 조선 최고의 서화가 중 한 명인 단원 김홍도의 글씨이다. 김홍도는 안동에서 종6품인 '안기 찰방'을 지냈다. 또 당시 시인 묵객들의 시판과 기문이 여러 편 걸려있어 정자의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 체화정과 담락재 현판 체화정 현판은 안동 출신 학자 유정원이, 담락재 현판은 김홍도가 썼다 |
ⓒ 이호영 |
체화정 원운[棣華亭 元韻]
-------- [중략]
月上簷端霄可詠(월상첨단소가영): 처마 끝에 달 떠오르니 시 읊기 좋은 밤이고
風生池面午宜眠(풍생지면오의면): 연못에서 바람 불어오니 낮잠 자기 적당하네
自知老去閑無事(자지노거한무사): 늙을수록 한가로워 일 없음을 아노니
弟唱兄酬送暮年(제창형수송모년): 아우는 노래하고 형은 화답하며 노년을 보내리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는 그의 저서 <안동의 유교현판>에서 "하지 이상신(1710~1772)이 쓴 '체화정기'를 보면 이민적과 이민정 형제의 우애는 가풍적 연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외부의 부귀영달을 추구하지 않고, 형제 간의 자족적인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선대로부터 되물림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썼다.
*체화정 : 안동시 풍산읍 풍산태사로 11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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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자전거로 떠나는 안동 문화 여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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