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를 담다③] "일상생활에서도 느끼길"..역서사소의 새로운 사투리 활용법

장수정 2022. 5. 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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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뿍담아', '나의개베' 등 가방에 적힌 독특한 문구들이 눈길을 끈다.

"'시집을 와서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는데 사투리를 보니 뭉클하고, 고향 생각이 난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 한 어르신께서는 저희에게 손수 편지를 이렇게 적어서 보내주기도 하셨다. '나날이 변해가고 지겹기만 한 세상인데 옛맛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멋을 오랜만에 보았다'고 하시더라. 많은 분들에게 우리말을 이렇게 좋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희 또한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만큼 우리의 전라도 사투리가 애환이 가득 섞인 말이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지금은 전라도는 물론, 경상도와 제주도 사투리도 담으며 지역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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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우리의 말, 지역의 언어를 많이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고 싶다."

‘따뿍담아’, ‘나의개베’ 등 가방에 적힌 독특한 문구들이 눈길을 끈다. ‘따뿍’은 ‘가득’, ‘개베’는 ‘가방’의 전라도 말이다.


광주광역시 송정역 앞에 위치한 문구 브랜드 역서사소에서는 가방과 달력, 연필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물건에 사투리를 담아 읽는 재미를 더하고, 동시에 지역 언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역서사소

광주광역시에서 나고 자란 역서사소의 김진아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하다 자신의 ‘경험’에서 착안했다. 늘 전라도 사투를 사용하지만, 지역에서만 벗어나면 말을 아끼곤 했다는 김 대표는 ‘사투리 브랜드’를 론칭해 일도 하면서 동시에 인식도 바로잡을 수 있길 바랐던 것이다.


“회의를 하던 중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 ‘사투리를 콘텐츠화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늘 듣고, 하는 말이지만 우리 지역을 벗어나면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었고, 각종 매체에서 비치는 전라도의 말은 항상 우습고, 억척스러운 이미지처럼 느껴졌다. 이 인식을 바로 잡아 볼까 하는 작은 생각에서 만들게 됐다.”


이를 위해 디자인의 화려함보다는 ‘말’을 잘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다. 가방, 달력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품을 통해 사투리를 꾸준히 접하다 보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말, 단어들도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을 하다 보니 이것의 ‘전달’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의 말과 표준어의 조합을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잘 자리 잡힐까 생각한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사투리들을 모아서 전달을 하고 싶었기에 언어 전달에 가장 많이 신경 쓰면서 만들고 있다.”


고향의 언어를 접한 고객들이 보내주는 특별한 반응들을 접하며 힘을 얻기도 했다. 단순히 가방, 연필의 기능을 넘어 적힌 글들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나아가 뭉클함을 느끼는 이들도 꽤 많았던 것이다.


“‘시집을 와서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는데 사투리를 보니 뭉클하고, 고향 생각이 난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 한 어르신께서는 저희에게 손수 편지를 이렇게 적어서 보내주기도 하셨다. ‘나날이 변해가고 지겹기만 한 세상인데 옛맛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멋을 오랜만에 보았다’고 하시더라. 많은 분들에게 우리말을 이렇게 좋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희 또한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만큼 우리의 전라도 사투리가 애환이 가득 섞인 말이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지금은 전라도는 물론, 경상도와 제주도 사투리도 담으며 지역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투리’를 ‘잘’ 담아내며 많은 이들에게 이를 전파해나갈 생각이다.


“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우리의 말, 지역의 언어를 많이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고 싶다. 다양한 콘텐츠와 라이프에 사투리를 녹여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일을 계속 진행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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