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단기금융시장 리스크·외환유동성 관리 강화"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각종 대외변수로 인한 잠재리스크에 대비해 단기금융시장 리스크 및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예대금리차 공시 강화 등을 통해 금리상승기 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정 원장은 1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최근 전세계적인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강도 높은 긴축에 돌입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아직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도 이러한 대외변수로 인해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단기금융시장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되는 경우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우려되는 만큼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유동성 현황, 업권간 리스크 전이 및 시스템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 등을 사전에 폭넓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외환 수급여건 악화, 외국인 자금이탈 등 외환시장 불안요인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모니터링가호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관리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안정적인 지표 등에만 의존하지 않고 잠재부실을 감안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대체투자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정 원장은 유동성 축소로 인한 디레버리지 상황을 감안해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조정에 따른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우리 경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되 서민 등 실수요층의 자금애로는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강화하고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유도해 금융소비자의 금리부담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이후 2년만에 개최되는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최근의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금융상황 변화에 대한 금감원의 주제 발표 및 이와 관련한 자문위원들의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2012년부터 균형잡힌 금융감독 업무수행 및 바람직한 금융감독 방향 모색 등을 위해 학계·법조계·언론계·소비자단체·금융계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감독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자문위원회는 총괄, 은행, 중소서민금융, 보험, 금융투자, 자본시장, 소비자피해예방, 소비자권익보호, 금융IT 등 총 9개 분과, 81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