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이 짓고 한석봉이 쓴 '의열사기'..궁중 현판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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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懸板)은 글자나 그림을 새겨 문 위나 벽에 다는 널조각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그 가치를 되새기고자 오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특별전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을 한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된 궁중 현판 여든한 점을 비롯해 '기사계첩(耆社契帖)', 각자장(刻字匠) 작업 도구 등 관련 유물 100여 점을 선보인다.
가장 크기가 큰 현판은 프롤로그 공간에 배치된 대안문(大安門) 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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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문 등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 궁중 현판 여든한 점 전시
현판(懸板)은 글자나 그림을 새겨 문 위나 벽에 다는 널조각이다. 조선 왕실은 국가 번성이나 조화로운 정치를 향한 바람을 담았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그 가치를 되새기고자 오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특별전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을 한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된 궁중 현판 여든한 점을 비롯해 '기사계첩(耆社契帖)', 각자장(刻字匠) 작업 도구 등 관련 유물 100여 점을 선보인다. 기사계첩은 1719년 숙종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해 만든 첩 형태의 책이다. 각자장은 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장인을 뜻한다.
가장 크기가 큰 현판은 프롤로그 공간에 배치된 대안문(大安門) 현판이다. 길이는 가로 374㎝, 세로 124㎝다. 대안문은 덕수궁의 과거 정문 이름이다. 지금은 '대한문(大漢門)'으로 바뀌었다. '경운궁중건도감의궤'에 따르면 '대한'이라는 이름에는 '한양이 창대해진다'라는 뜻이 담겼다. 먼저 쓰인 '대안'은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나라가 크게 평안하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으로 전한다.
전시는 '만들다', '담다', '걸다',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로 구분된다. '만들다'에서는 현판 제작 기법과 장인을 조명한다. 왕, 당대 명필, 내시 등이 참여한 현판 글씨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 석봉 한호(1543∼1605)의 글씨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백제 의자왕과 고려 공민왕 시기에 충신을 모신 의열사의 내력이 새겨졌다. 글을 지은 이는 서애 류성룡(1542~1607)이다.
'담다'에서는 현판 내용을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성군의 도리와 백성을 위한 마음, 신하와의 어울림, 효 등이다. '걸다'에는 다양한 기능의 현판이 벽면에 걸려 있다. 주로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지침, 관청 업무 정보·규칙, 관리 명단, 국가 행사 날짜 등이 새겨졌다. 일부 현판에선 왕이 개인적 감회나 경험을 읊은 시도 볼 수 있다.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에서는 우리 주변의 현판과 그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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