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왜곡된 성인식 윤재순, 사과로 끝날 일 아니다

2022. 5. 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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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자신을 둘러싼 성 비위 논란에 사과했다.

윤 비서관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맞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인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여성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각각 인사 조치와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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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자신을 둘러싼 성 비위 논란에 사과했다. 윤 비서관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맞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의 우려를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사퇴할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사과 몇 마디로 마무리될 것은 아니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인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여성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각각 인사 조치와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2년에는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 “속옷은 입고 다니는 것이냐” 등 입에 담기 민망한 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해임·정직 등 중징계가 아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는 또 검찰 재직 중이던 2002년 펴낸 시집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왜곡된 성인식을 드러냈다.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지하철 성추행을 공공연히 옹호하고 있다. 여성은 아무 말 못 하고 얼굴만 붉히는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시적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 국민의 보편적인 성인지 감수성과도 맞지 않는다.

이 정도 사안이면 본인이 자진 사퇴하든지, 임명권자가 해임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래서일까. 성 비위 논란이 오래전 일이고 이미 징계 받은 사안이라는 대통령실의 인식은 실망스럽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깊은 반성도 없이 떠밀리듯 하는 사과로 이 사태를 무마하면 끝이라는 것인가. 총무비서관은 비서실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직원 성폭력 예방교육 등도 관장한다. 이런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오래 끌어봐야 짐만 될 뿐이다. 윤 대통령은 당장 윤 비서관을 해임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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