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봉쇄 탓 식품값 최대 20배로..링거도 맥주병으로 제조"
“북한은 중국에 이미 도움을 요청한 건 물론이고, 국제사회에도 SOS 신호를 보낸 겁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존심상 한·미 지원은 절대로 안 받을 겁니다.”
북한 외무성에서 20년가량 근무하다 2019년 한국으로 망명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행정부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반발하는 김정은으로선 자존심 때문에라도 손을 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통일부의 방역 지원 관련 실무 접촉 제안에 이틀째 침묵하고 있다.
류 전 대사대리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통치자금을 관리해 북한 최고지도자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 실장의 사위다.
Q :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은.
A : “북한에 있던 시절 결핵이 많았는데, 주민들이 워낙 못 먹고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균이 기하급수적으로 확 퍼졌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대책으로 버드나무 잎을 우려먹으라는 게 말이 되나. 평양의학대학병원에서도 맥주병으로 링거를 제조해 중환자를 치료한다. 주사기도 변변치 않다. 2년 동안 이어졌던 국경 봉쇄로 주민 대부분도 이미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예민한 상태일 거다.”
Q : 북한이 외부 지원을 받을까.
A : “중국·러시아·국제기구의 도움만 받을 것이다. 윤석열·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북한으로선 한·미 지원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존심상 받지 않고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Q : 북한에 필요한 의료 지원은.
A : “먹는 알약 형태의 치료제를 원하지, 백신을 요구하진 않을 것이다. 북한은 평양만 해도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전기 공급이 안 된다. (냉동·냉장 설비를 갖춰 준다 해도) 전기로 설비를 못 돌리는데 백신을 줘봤자 무용지물이다. 맹물이나 다름없다.”
Q : 주민 통제 수준은.
A :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재작년부터 이미 군과 군, 시와 시 사이 경계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도록 시·군·도당 책임비서들이 나서서 통제했다고 한다. 통제와 봉쇄로 생활고도 만만치 않다. 쌀값은 현재도 5300원 수준으로, 이를 어길 경우 처벌도 불사하며 무조건 딱 잡고 있다고 들었다. 문제는 다른 부식물·식재료 가격이 최대 20배까지 뛰었다는 점이다. 생활고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당에 대한 신뢰도가 내려가는 것을 북한 당국으로선 어떻게든 막으려 할 것이다.”
Q : 이 와중에 핵실험을 감행할까.
A : “김정은은 내부가 흔들리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어떻게든 내부를 빨리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통한 결집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외부적으로도 최적기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과의 경쟁, 대만 문제 등에 온 정신을 쏟고 북한에는 눈길을 못 돌리는 상황 아닌가. 내가 북한 당국의 입장이라면 어떻게든 핵실험을 해내서 ‘코로나19 와중에도 성공리에 핵을 완성했다’ 등의 보도를 통해 ‘미국·중국 등 대국만 가질 수 있는 핵을 우리도 가졌다’는 뿌듯함을 주민들 마음에 와닿도록 할 거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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