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엄마는 누구?
자녀 중 한 명이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세 명의 자녀가 모두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확률은?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일을 해낸 여인이 있다. 1948년생. 올해로 73세인 메이 머스크다. 혁신의 아이콘이 된 장남 일론을 필두로 각자 식품과 영화산업에서 빛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둘째아들 킴벌과 막내딸 토스카까지, 천재들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 모험가 부모 아래 사막과 정글을 오가며 보낸 어린시절, 70대에도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는 모델로서의 커리어, 우아한 영양학자로서의 삶…. 사람들은 메이에게서 특별함을 찾으려 애썼고 그의 모든 면면이 주목받았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혁신적’ 육아법에 관해 그는 항상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임지도록 내버려 뒀어요. 공부를 시킨 적도 없고, 숙제를 했는지 지나가는 말로도 물은 적 없죠.” 일론과 킴벌, 토스카는 모두 가고자 하는 학교를 직접 골랐고, 장학금 신청서와 학자금대출신청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했다. 지난 12월 국내에도 출간된 메이의 자서전 〈메이 머스크 : 여자는 계획을 세운다〉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젠 자식들에 대한 메이 머스크의 믿음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걸 모두가 안다. 매 순간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엄마의 행적 역시 자식들에게 꿈에 대한 확신을 안겨줬을 것이다.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며 패션 모델과 영양학자로 인정받기까지, 웬만큼 강인하지 않고는 이루기 힘든 일이죠. 남다른 모험심과 끈기의 비결은
부모님의 영향인 것 같아요. 경제대공황 여파로 혼란스럽던 어린시절, 부모님은 이복오빠 제리까지 포함해 다섯 아이를 키우느라 바빴고 저녁이 돼서야 겨우 어머니·아버지 얼굴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 환경에서 우리 모두 강하게 컸죠. 쌍둥이언니 케이와 저는 네 살 때부터 알아서 등교해야 했고, 부모님이 군것질할 용돈을 주지 않아 여덟 살 때부터 부모님의 잡지 발송 일을 도우며 용돈을 벌었어요.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 예쁜 옷을 샀죠.
모험가 집안으로 유명하기도 해요
탐험가 기질이 강했던 아버지는 직접 비행기를 운전해 세상을 일주하는 비범한 사람이었어요. 저는 생후 3개월 때 첫 비행을 했죠. 척추 지압 치료를 하며 번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와중에 갖고 있던 차를 비행기와 맞바꾼 아버지는 물론이고 그렇게 산 비행기를 타고 남편과 함께 60여 개국을 여행한 어머니도 대단한 분이었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저희 가족은 한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기도 했어요. 저는 그곳에서 모델 일을 시작했고요. 주변에서 세 아이를 혼자 데리고 다니며 3개국 8개 도시에서 사업을 벌인 저를 보고 용기가 대단하다고 할 때마다 부모님이 떠올라요. 부모님 덕분에 일찍이 위험을 무릅쓰는 법을 배울 수 있었죠.
수많은 직업을 거쳤지만 가장 꾸준히 해온 것은 모델 일입니다. 10대 때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50대에 전성기를 맞았죠. 백발로 〈타임〉지 건강 섹션과 〈뉴욕 매거진〉 커버를 장식하는가 하면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도 올랐어요
근사한 분야를 다양한 나이대로 경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50대에 누드 화보를 찍기도 하고, 사진가 윤준섭과의 협업을 위해 무용수였던 어머니가 좋아하는 전설적인 마사 그레이엄으로 변신하기도 했죠. 춤을 잘 못 추지만 지붕 위에서 춤추는 컨셉트의 뷰티 브랜드 커버 걸 광고처럼 춤에 관한 제안이 종종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기회가 기회를 부른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흔이 넘은 지금을 전성기라 말했더군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는지
놀랍게도 그렇습니다.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나이가 드는 것이 두렵게 느껴진다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겁니다. 나이 드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머릿결을 잃게 되거나, 몸이 약해지거나, 기회가 줄어드는 걸 걱정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당신에게 자꾸 나이를 의식하게 하는 친구가 있다면 거리를 둘 것을 추천합니다. 많은 남자에게 나이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여야 해요. 70대인 지금,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90대인 저희 어머니 역시 제게 똑같이 말하죠.
날씬한 체질이 아니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학까지 공부하며 평생 노력해 왔다고 고백했어요. 몸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식단 조절이죠. 전문 영양사로 일하며 건강한 식단을 위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배가 고플 때만 건강식으로 먹고, 과식하지 말 것’이라는 원칙 아래 무엇을 얼마만큼 먹을 것인지 끼니마다 조절하고 있어요. 이혼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90kg 까지 살이 찌거나 마흔이 넘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수직 상승한 적도 있었죠. 식욕이 강한 편이라 쉽진 않겠다고 예상했지만 건강을 위해 늦기 전에 노력해야 했어요.
세상을 향한 유연한 마음가짐이 대단하게 느껴져요. SNS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죠
실제로 제 일의 많은 부분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들어옵니다. 그래서 프로필을 항상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하는 일을 잊지 않아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더 이상 남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얼마나 편리한가요.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힘이 모두에게 주어졌다는 건 정말이지 멋진 진보입니다.
자녀 셋을 훌륭한 혁신가로 키워낼 수 있었던 비결도 묻지 않을 수 없어요
나름대로 성공하기 위해, 매 순간 가족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어요. 영양학자로서 어려운 사람을 돌보고, 그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데도 관심이 많았죠. 그런 모습이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 모양이에요. 세 아이 모두 좋은 프로젝트로 세상에 보탬이 되고 싶어 하거든요. 자율주행과 우주비행기술을 지구를 구하는 데 쓰고 싶어 하는 일론과 지역 농민을 위해 식품유통 체계를 바꾼 킴벌, 남녀 배우의 임금 격차가 없는 영화를 제작하는 토스카까지, 모든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머스크 일가가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나요
가족끼리 으레 하는 일상 대화부터 각자가 몰두 중인 일과 온갖 상상 등 주제는 다양하죠. 다 같이 살았을 땐 식탁에 둘러앉아 있을 때마다 정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가족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가정폭력 끝에 이혼을 결심한 것은 가난하더라도 하루빨리 아이들과 행복을 되찾는 게 옳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죠. 이혼 후 일론과 킴벌의 첫 번째 사업이자 페이팔의 전신이었던 Zip2가 팔리기 전까지 우리 가족은 임대아파트를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일론은 성장하며 가난을 느낀 적 없다고 말했지만 우린 정말 가난했어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이 유일한 유산이었고, 그걸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 기쁩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온갖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중시하는 원칙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며 거절하는 법을 배웠어요. 도전의식이 남다른 데다가 남 돕는 일도 좋아하는 편이라 오만가지 일에 관여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집에서 반려견 델 레이에게 기대 TV를 보는 시간도 제게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누구든 자신만의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모델과 영양학자로서 저는 여성의 아름다움과 노화,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죠.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이므로 남에게 필요 이상으로 조언을 구하기보다 스스로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해 보세요. 때론 머리보다 몸을 먼저 움직이기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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