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변보호 조치 중 여성 가족 살해 이석준 사형 구형
신변보호 조치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준(26)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종채) 심리로 17일 열린 이석준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과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기관 및 장애인 복지 시설 취업제한 1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피해자 A씨의 서울 집에 찾아가 A씨 어머니(49)를 흉기로 살해하고 남동생(13)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보복살인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범행 나흘 전인 같은 달 5일 A씨를 강간상해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불법촬영한 다음 25시간 동안 천안에서 대구로 끌고 다니며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A씨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자 앙심을 품고 흥신소를 통해 거주지를 알아낸 뒤 택배기사를 사칭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먼저 이석준이 부인 중인 ▶보복살인 ▶강간상해 ▶개인정보 불법 취득에 대해 반박했다.
검찰은 “A씨만을 살해할 목적이었다면 A씨가 귀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해야 했다”며 A씨가 가족을 노려 보복성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또 이씨가 A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이씨의 일방적 생각”이라며 “이씨의 소유욕과 지배욕으로 말미암아 벌어진 범죄로 A씨의 존엄성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불법 취득에 대해서도 “주소와 연락처는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보가 아니며, 큰 금원을 주면 개인정보를 알아다 준다는 흥신소를 통해 알아낸 것은 불법적으로 수집된 정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한 A씨 아버지가 “매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사형 구형을 탄원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는 할 수 없다”며 “돌아가신 피해자분께 정말 죄송하고 평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A씨 아버지는 공판 후 기자들과 만나 “어머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본인도 흉기에 찔린 막내아들은 20년, 30년 후 이씨가 가석방으로 나와 보복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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