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과 정반대로 수사해달라" 故 이 중사 부친의 호소

조민아 2022. 5.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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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람아, 이제 시작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라."

공군 성폭력 피해로 사망한 이예람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는 특별검사 임명 소식을 듣고 세상에 없는 딸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군은 성폭력 발생 이후 81일간 예람이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고, 이후 사건을 조사한 국방부 검찰단은 있을 수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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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특검 수사로 진실 밝혀지길"
오는 20일 이 중사 1주기 추도식
공군 성폭력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의 유족이 지난 5일 어린이날 이 중사 시신 안치실의 영정 주변을 꽃다발로 꾸민 모습. 유족 제공

“예람아, 이제 시작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라.”

공군 성폭력 피해로 사망한 이예람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는 특별검사 임명 소식을 듣고 세상에 없는 딸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미영 특검에게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군 검찰과 정반대로 수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군은 성폭력 발생 이후 81일간 예람이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고, 이후 사건을 조사한 국방부 검찰단은 있을 수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군 검사들은 엄연한 증거가 있는데도 가해자들을 처벌하지 못했고, (기소한 사건에 대한) 공소 유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이 중사 사망 사건의 수사 결과를 내놓으며 관련자 25명을 입건하고 15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의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은 공군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공군 법무실 관계자 등은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씨는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과 8번 만났고, 그때마다 서 장관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잘 될 겁니다’라고 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군은 직접 가해자(장모 중사)에 대한 불구속 수사 방침을 세웠었다. 도대체 어떤 지시와 의도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특검 수사 때 공군 법무실장 등에게 불기소 권고를 내린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불거진 안 특검의 성범죄 가해자 변호 경력 논란과 관련해 그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서 자기 맡은 일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인선한 특검이니 믿는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오로지 예람이 사건만 바라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직도 남아있는 딸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했다. 특검 후보 압축 소식이 나온 지난 15일에는 “예람!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다. 어떤 분이 되더라도 여태껏 우리 가족을 힘들게 했던 가해자가 단죄되는 결과를 지켜보자” “예람이의 한을 풀어 명예를 찾아줄 것이고, 다시는 예람이 같은 젊은이가 나오지 않게 하자”는 글을 전송했다.

앞서 유족은 지난 5일 이 중사의 시신 안치실을 찾아 그의 영정에 꽃을 붙였다. 이 중사 어머니는 어린이날 딸에게 꽃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씨는 이날도 “예람이가 아빠한테 참 예쁘고 귀여운 딸이었는데, 일 핑계로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 예람이가 학교에 다녀와서 아빠에게 달려와 안겼을 때 제일 행복했단다”는 메시지를 딸에게 보냈다.

이 중사의 1주기 추도식은 오는 20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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