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서 엔화로..'엔저' 장기화에 예금 수요 몰려

황지수 2022. 5.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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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로이터연합)
최근 일본 엔화의 저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엔화 예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달러 예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의 경우 가치가 역대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지자 저점이라고 여기는 투자 수요가 몰린 반면 달러는 상승세가 지속돼 수요가 빠져나간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6046억엔(약 6조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약 4820억엔) 대비 20% 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자 유학생·무역업체·관광업계 등 일본과 교류하거나 외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의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화 예금은 3월에만 약 580억엔이 늘어났을 정도로 3월 중심으로 급등했다.

앞서 엔화 가치는 지난 2011년 10월 100엔당 1575.9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지금까지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엔화 가치는 100엔당 ▲2012년 12월 1514.86원 ▲2013년 1월 1174.84원 ▲2014년 1월 1011.15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 9년 동안 일본 정부의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화 약세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2년부터 시행한 경제정책으로 엔저 정책을 이용한 금융 완화와 재정 확대로 일본경제 성장을 도모하려 했던 전략을 말한다. 인위적인 엔저를 통해 수출 증가, 기업 이익 확대, 투자·임금 상승 등을 유도함으로써 소비 증가와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엔화가치는 2015년 4월 897.9원까지 추락해 최근 10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다소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코로나19 대유행 발생 초창기인 2020년 3월 20일 1191.3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9월 17일 1080.5원에서 올해 5월 16일 994.3원으로 1000원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의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엔화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엔화 예금에 대한 매수세가 급증한 반면 달러 예금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46억달러(약 69조9972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48억달러 줄었다.

달러예금이 감소하는 이유는 최근 달러 환율이 외환업계에서 잡고 있는 변동 범위인 1050~1200원 사이를 넘어, 앞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투자 수요가 빠졌기 때문이다. 달러는 지난해 5월 말 기준 1달러당 1108.5원에서 올해 5월 12일 기준 1290.5원까지 최근 1년 동안 180원 정도 올랐다. 이후 5월 16일 기준 1285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황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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