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추경호號⑦] 잠재성장률 '0%'..자본·노동 생산성에서 출구 찾는다

장정욱 2022. 5. 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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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고령화로 잠재성장률 지속 하락
OECD "2050년 이후 마이너스 가능성"
현 인구로 생산성 높이는 게 현실 대안
기업 투자 유도·노동 유연성 확보 필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00~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이후 매년 0.8%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3.09% 성장하다 오는 2030년까지 1.89% 성장하고 이후 0.8%로 낮아진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보유한 자본과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국가가 가진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성장할 수 있는 최대치다.


0.8% 성장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사실상 경제발전이 정체(停滯)된 것과 마찬가지다. 심지어 2050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이 그야말로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는 신호인 셈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다. 저출산·고령화로 산업 활동 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총생산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성장률이 지금 조금 힘들어진 것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거의 5년에 1%씩 떨어지고 있어서 조금 가면 ‘제로(0) %’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걱정이다. 추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하락이 인구 감소로 인한 것도 있지만 자본과 노동의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을 정점으로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사령탑 모두가 잠재성장률 하락을 우리 경제 심각한 위험 요소로 손꼽고 있으나 속 시원한 해결 방안은 없다. 인구 감소라는 난제가 원인이다 보니 당장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기 힘들다.


당장 출산율을 높일 수는 없는 상황에 남은 수단은 기존 인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뿐이다. 추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하락이 인구 감소로 인한 것도 있지만 자본과 노동의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하다. 특히 1인당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노동시장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새로 추정한 잠재성장률 그래프 ⓒ 한국은행

추 부총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경영활동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강조하며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전문가들은 위축된 한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미루면 향후 수년간 잠재성장률도 함께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해냄으로써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법인세율 인하와 가업상속공제 확대, 비과세감면 강화, 증여세 과세특례적용한도 확대, 세액감면 적용 기간 연장, 부가세 경감 연장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한 적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기업 관련 정책도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시장 개편과 관련해서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은 유지하면서 근로 시간 유연성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추 부총리가 의원 때부터 주장해 온 내용이다.


추 부총리 정책 방향은 경제 전문가들 의견과도 비슷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규제를 과감히 풀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는 측면에서 보면 (잠재성장률 4% 달성도) 해볼 만하다”며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잠재성장률 4%는 쉽지는 않아도 가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 제고 방안으로 인적 자본의 고도화와 여성·고령자 경제활동 참여 확대,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외국 자본 투자 유치 노력 등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 및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효율성 제고와 연구 인력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성장 산업 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개혁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적극 추진하는 사회적 문화의 정착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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