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냉각에 ..CP로 몰려간 기업들

이민지 2022. 5. 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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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회사채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자 기업어음(CP)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채권 전문 연구원은 "그간 조달 비용을 줄여 자금을 미리 땅기려는 기업들의 선발행 수요가 회사채 시장을 떠받쳤지만 이젠 그리러 한 시기는 끝났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높고 회사채 스프레드가 과도하게 확대된 만큼 기업과 기관투자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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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발 '빅스텝' 여파
회사채 금리 급등세에 기업, 기관 모두 관망
'소나기 피하자' 전략으로 CP발행으로 선회
"9월 FOMC까지 금리 불확실성 높아..냉각기 지속"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회사채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자 기업어음(CP)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A1(신용등급 최우량등급) 등급 기준 CP 발행 금액은 9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 금액(6조5750억원) 대비 약 38% 많다. CP 발행 금액은 올해 들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엔 15조 6500억원, 지난달엔 18조7500억원 규모로 CP가 발행됐는데, 지난해 3월과 4월에 발행된 10조원, 13조원의 CP 물량보다 많았다. 올해 들어 기업들이 찍어내는 CP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발행 잔액만 보더라도 전일 기준 A1 등급은 85조7545억원으로 지난 1월 말 기준 잔액인 71조7827억원, 지난해 같은 달 잔액(58조7986억원)보다 많았다.

CP는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하는 어음을 말한다. 회사채와 달리 채권이 아닌 어음법의 적용을 받아 발행이 간편하다. 증권신고서를 발행할 필요도 없고, 기업대표가 직접 발행이 가능해 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낮은 신용 등급의 기업들이 즐겨 찾는다. 금리(91일물 기준 1.9%) 측면에서도 일반 은행 기업 대출 보다도 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들어 CP 발행 규모가 늘어난 것은 회사채 조달이 가능한 기업들이 CP 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과 여파로 돈을 쥐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시장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탓에 발행 무산을 걱정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단기 자금 조달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의 장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에 몰리자 기업어음 발행으로 돌려막기 했던 경험을 떠올린 것인데 채권 시장전문가들은 ‘소나기를 피하려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채권 전문 연구원은 “그간 조달 비용을 줄여 자금을 미리 땅기려는 기업들의 선발행 수요가 회사채 시장을 떠받쳤지만 이젠 그리러 한 시기는 끝났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높고 회사채 스프레드가 과도하게 확대된 만큼 기업과 기관투자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의 발행 환경을 가늠해볼 수 있는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전일 기준 83bp(1bp=0.01%P)를 가리키고 있다.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신용등급 ‘AA-’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수치로, 수치가 커질수록 채권 발행 환경이 어렵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채권시장에선 기준금리와 회사채 스프레드가 30~50bp 구간에서 움직일 때 안정적이라고 보는데 지금의 금리 스프레드를 고려하면 회사채 금리는 기준금리가 2.5~2.75%까지 올랐을 경우를 선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채 시장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연초효과)나 돼야 냉각기가 풀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Fed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여부”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기관투자자들은 양호한 펀더멘털과 금리 매력을 보유한 2년물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위주로 수익률을 방어하며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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