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정치, 입으로 떠드는 것 아닌 옳은 생각 펼치는 것"

김동규 입력 2022. 5. 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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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향기 정의당 광주광역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김동규 기자]

 정향기 정의당 광주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 김동규
16일, 정향기 정의당 광주광역시의원 비례대표(2번) 후보를 인터뷰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장애인위원장인 정향기 후보는 광주시 장애인인권강사단,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선수위원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그동안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정 후보는 장애인 콜택시 문제, 이동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지켜왔다.

- 이번 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요?
"저는 중증장애인으로 약 50년간 누구보다 치열하게 장애인 시설에서도 생활해 보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정치인의 삶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이렇게 뜻하지 않게 출마 기회가 주어져 선거에 나서게 됐습니다.

혹자는 저에게 언어장애가 있는데 어떻게 의정 활동을 하겠느냐는 우려 섞인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바른 정치는 입으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옳은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광주시의회는 일당 독점 의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례를 만든다고 해도, 반대 의견이 존재하지 않으면 허울뿐인 조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는 양면성이 존재합니다.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거대양당을 견제할 정당은 정의당뿐입니다.

장애가 있으면 장애인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함께 사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편견 없는 시각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끄집어낼 수 있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말 잘하는 의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진심으로 일 잘하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 보치아 선수로 활동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보치아는 뇌병변장애 1등급, 2등급을 가진 선수와 운동성 장애(척수, 경추, 근이양증)를 가진 선수만이 참가할 수 있으며,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예요. 저는 24년째 보치아를 하고 있어요. 1999년도에 시작했어요.

당시 장애인 생활시설인 행복재활원에서 지냈을 당시 생활이 무료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2008년 부산보치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했어요. 2013년도에는 광주 대표로 출전한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인 1조로 1위 했어요.

꾸준히 메달도 따고, 전국에 보치아 선수들에게 인정받아서 현재는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선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지난 2011년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광주지부를 설립했어요. 광주지역에서 보치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역할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추진한 일이었어요. 2년 동안 준비해서 만들었죠.

당시 지부가 전국적으로 있었는데 조금 후발주자였어요. 그래도 이후에 지역 모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설립 1년 만인 2012년부터 전국장애인보치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어요. 2019년 광주광역시장배로 승격해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로 자리매김했어요."

"사회적 약자가 잘 사는 사회가 모두가 잘사는 사회라는 진리를 증명할 생각"

- 이번에 당선되신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으신가요?
"우선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함께 사는 광주, 정의가 통하는 광주'예요. 광주는 저상버스 보급률이 낮은 도시예요. 저상버스는 장애인만을 위한 버스가 아닌, 교통이동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을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제가 저상버스를 이용하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저상버스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탈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비장애인 승객이 많아 복잡하다는 이유로 다음, 다음 차를 이용하라고 미루기 일쑤예요. 바로 뒤에 같은 번호의 비저상버스가 와도 비장애 승객들은 옮겨 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어요.

제가 화가 나는 이유는 저상버스 앞쪽에 그리고 옆쪽에 장애인 마크가 있어도 휠체어 승객이 타려고 하면 비장애 승객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할 때가 많아요. 말 그대로 저상버스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아닌 상황인 거죠.

저상버스가 모두의 버스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누구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동약자 모두가 이동의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싶어요. 제가 식당을 이용하면서 느낀 건데요. 입구에 계단이 있어서 들어가지 못할 때가 많아요. 업주에게 물어보면, 자기 건물이 아니여서 경사로를 설치할 수 없다고 해요.

장애인들도 당연한 소비 주체인데, 밥을 먹으려 두 시간을 헤매도 접근성이 보장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소상공인들이 빚과 이자 때문에 허덕이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을 한다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다른 문제들도 해결될 거예요."

- 최근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한 장애 비하 발언이 오히려 저희들에겐 좋은 촉매제가 된 거 같아요. 장애 문제가 이슈화되었고, 시민분들께서도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많이들 알아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준석 대표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을 지경이에요.

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동권 투쟁을 한 1세대 활동가예요. KTX 개통(2004년 4월) 당시 휠체어석 설치를 주장하며 철로에 내려가 맨몸으로 싸웠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장애인들의 투쟁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조금만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고쳐야 할 게 정말 많아요.

아직도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무언가 요구하면 그냥 집에 있지 뭐 하러 나와서 시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냐는 식의 시선이 있어요. 그런데 저희도 사람이거든요.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정말 많은 변화가 필요한 거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저 정향기는 장애의 문제를 넘어 교육, 복지, 행정, 청년,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수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을 모색해 행복한 사회, 살기 좋은 사회를 그리고 싶어요. 함께 살아가는 미래 사회를 만드는 현장의 일꾼이 될 생각이에요. 광주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투쟁하고, 개혁을 위해 싸우는 정의당의 선봉에서 광주시의원으로서 함께 할게요.

제가 많은 변화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못 하겠지만, 사회적 약자가 잘 사는 사회가 모두가 잘사는 사회라는 진리를 증명할 생각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당 득표율이 최소 20%는 필요해요. 쉽지 않은 과제가 되겠지만 광주시민들의 소중한 한 표가 큰 힘이 될 거 같아요. 광주의 진짜 일꾼이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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