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꿈의 암 치료' 중입자.. 내년, 국내에 도입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2022. 5. 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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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에 들어서게 될 중입자치료기 장비./연세암병원 제공

암 치료법은 크게 수술, 항암, 방사선으로 나뉩니다. 그 중 방사선치료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쫴서 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말합니다. 방사선치료에서 한 단계 발전한 치료법, ‘꿈의 암 치료’라 불리는 치료법이 있습니다. 바로 중입자치료입니다.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독일이나 일본 등지로 원정을 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요. 내년이면 국내에서도 이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꿈의 암 치료 중입자, 내년 국내에 도입됩니다.
2.

해외 원정 신중히 결정하고,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하세요.

암세포에 쏘는 ‘물질’을 달리 한 치료법

사실 방사선치료는 그동안 여러 방식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여러 유형의 방사선 중 감마선을 쬐는 감마나이프, 모든 방향에서 자유자재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게 한 사이버나이프, 컴퓨터를 이용해 방사선 분포를 최적화하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 등 현재 시행되는 방사선치료는 다양합니다. 중입자치료는 그 중에서도 환자 몸에 쏘는 방사선으로 ‘입자’를 택한 치료법입니다. 가장 첨단의 방사선치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엑스선, 감마선 같은 ‘전자파’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중입자치료는 탄소이온 입자(粒子)를 환자 몸에 조사(照射)합니다. 중입자치료를 획기적인 암치료법이라 부르는 이유 역시 입자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탄소이온 입자는 암 조직으로 전달이 잘 되고, 암세포와 만나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면서 암을 사멸시킵니다. 암 치료 효과가 좋은 것이죠. 이 과정에서 암 주변 다른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기 때문에, 방사선치료 시 겪는 구토, 탈모, 피로 등의 부작용도 최소화됐습니다.

치료 효과 뛰어나

중입자치료는 간암에서 90%, 전립선암은 100%, 폐암 80%, 재발된 암의 경우 42%의 완치율을 보일 정도로 치료 효과가 뛰어납니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연구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에서 53%로 향상됐습니다. 기존 방사선치료에 비해 치료 횟수도 절반 수준으로 적습니다. 환자들의 생존율을 올리고 삶의 질 저하를 막는 데 여러모로 기여가 큽니다.

원정치료 한 번에 1억 원…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중입자치료를 시행하는 곳이 없습니다. 좋은 치료법인데 왜 도입되지 않은 걸까요?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익재 교수는 “워낙에 고가의 장비이면서, 구비해둘 물리적인 공간 부족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합니다.

1994년 처음 개발된 이후 일본, 독일, 이탈리아, 중국의 13곳 센터에서만 중입자치료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특히 2009년 중입자 치료를 처음 도입한 독일은 자체 기술을 확보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암환자 중 독일이나 일본으로 해외 원정치료를 받으러 가는 사례가 왕왕 있습니다. 원정 치료를 받으면, 치료비용이 회당 1억 원 가까이 듭니다. 이익재 교수는 “여기에 숙박, 통역, 체류비 등 중개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고,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받느라 감내해야 할 불편함이 상당하다”고 말합니다.

중입자치료를 받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들이 있는데, 전문의와의 상의 없이 원정치료를 강행했다가 비용만 들이고 정작 치료 효과는 못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입자치료를 받으려고 비용을 지불하고 갔다가, 엉뚱한 치료만 받고 돌아오는 피해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 우홍균 교수(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다른 치료도 마찬가지지만, 중입자치료는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접하는 광고 글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브란스·서울대병원, 각각 2023년·2026년 도입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이면, 우리나라에도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된다는 겁니다. 세브란병원이 2023년 3월부터 중입자치료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서울대병원 역시 2026년 부산 기장군(서울대병원 기장암센터 2025년 개소 예정)에서 중입자치료를 시작합니다. 우홍균 교수는 “췌장암과 같은 난치성 암과 육종암을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한국형 치료’를 표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객관적인 임상 결과가 부족한 만큼, 지역 병원과 협조해 한국인에게 꼭 맞는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국내에 도입되면, 치료비용은 4000만~50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직 시기상조이긴 해도, 추후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산정특례를 받는 암환자는 이 비용의 5%(200만~250만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중입자치료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익재 교수는 “암 정복을 꿈꿀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최적의 치료법을 찾고,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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